전통예절 및 상식

제사시간을 바꿔서 초저녁에 지내도 되나요?

청하인 2023. 5. 2.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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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사시간을 바꿔서 초저녁에 지내도 되나요?

얼마전 저한테 메일이 하나왔는데요.

수십년동안 부모님의 제사를 잘 지내는 며느리가 갑자기 제사지내는데

고민이 생겨 질문을 하게 된 것 같은데 내용은 이렇습니다

저는 40년 가까이 제사를 12시, 자정에 지내왔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회사에 다니던 자식이 요즘은 세월이 변해서

제사도 초저녁에 지낸다고 우리도 그렇게 하자고 하여 할수없이

자식들의 말을 따라 그렇게 지내고 있습니다

 

남편도 마음에 내키지는 않았지만 자식 이기는 장사가 없다고 하여

할수없이 자식들의 의견을 따라 초저녁에 지내고 있습니다.

다음날 회사 출근을 해야하기 때문에 12시에 제사를 지내면

출근에 지장이 있다는 이유에서 였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제사시간을 옮겨서 초저녁에 제사를 지내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그동안 잘 보이지 않던 조상이 좋지 않는 일로 꿈에 보이고

뭔가 제삿날이 다가오면 자꾸만 고민이 된다고 털어놓는 것이었습니다.

 

40년을 제사를 지내왔는데도 아직 어떻게 하면 좋을지 잘 모르겠어요.

요즘 제사를 일부러 지내지 않을려고 한다는 사람도 있다던데

실제로 그런 며느리 잘 없죠라고 질문했다는 것입니다

 

정말 요즘에는 며느리들이 제사를 지내기 싫어서

제사 트라우마까지 있다는 뉴스와는 완전히 정반대죠.

그러나 이런 며느리도 있답니다

제사시간을 바꿔서 초저녁에 지내도 되나요?

여기에 대한 답은 무엇일까요?

만약에 안 된다고 하면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이 되고, 된다고 하면

법도(法度)에 어긋나는 몰상식한 사람이 되는 지경입니다

 

그래서 질문에 대답하기는 참 어렵습니다.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이 되어도 안좋고 법도에 어긋나는 사람이 되어서도 더욱 안되잖아요

그래서 내린 결론이 무엇이었을까요?

정답은 알아보기 전에 먼저 제사는 왜 한밤중에 지냈는지?

언제 지내야 맞는지에 대해 먼저 알아보아야 이해가 쉬울겁니다

 

제사는 망자가 돌아가신 날짜를 기준으로 해서 일년 후 같은 날짜에 지내는건 다 아시죠

“자, 그렇다면 제사는 왜 밤 11시나 12시에 지내게 되었을까요?

여기에 대해 다양한 설명이 있답니다

 

첫째는, 하늘에서 천문(天門)이 12시에 열린다고 해서

그렇게 지낸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요

둘째로, 돌아가신 날 가장 이른 시간에 지내는 것으로 이야기 하는 사람도 많답니다

그리고 세번째로는 “밤 11시부터 새벽 1시까지가 자시(子時)인데,

그 시간에 귀신들이 가장 활발하다고 하여 그때 지낸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제사시간을 바꿔서 초저녁에 지내도 되나요?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떻습니까?이렇게 ‘천문이 열리는 시간이다,

하루의 첫 시작 시간이다,

자시에 귀신들이 가장 많이 활동한다’는등 이렇게 세 가지 의견이 있었네요.

전통적 풍속을 보면 그 중 두 번째 말한 돌아가신날

가장 이른 시간에 지낸다는 것이 가장 합당한 이야기입니다.

 

즉, 제사는 돌아가신 날 중 가장 이른 시간, 즉 첫 시간에 지낸다고 방금 말씀드렸죠.

만약 조상께서 10월 1일날 돌아가셨다면

이듬해 10월 1일이 오기까지 1년을 굶으신 거잖아요?

그런데 9월 30일 밤까지는 아직 1년이 안 된 시간이에요.

그러니 음식을 1년이 되는 10월 1일에 드리는것인데

그 중 가장 빨리 드릴 수 있는 방법이 바로 10월 1일 자시(子時)에 드리는 거에요.

 

여기서 자시에 대해 잠깐 말씀드리겠습니다.

요즘은 시간이 24시간으로 구분되어 있어 하루의 시작이

24시가 지난 순간부터라고 하지만, 예전에는 하루의 시작이 자시로부터 시작하여

축시, 인시, 묘시등으로 진행되었죠

그래서 지금도 제사는 밤 11시부터 지내면 된다고 하는데요,

12시가 지나야 한다는 이론이 대립되는 건 자시를 기준으로 한 것이랍니다.

그러나 하루의 시작을 자시로 보느냐, 0시로 보느냐 차이이며

하루의 첫 시작시간이란 점에서는 같다고 할수 있습니다

 

일부 사람들은 제삿날은 돌아가시기 하루 전날로

잘못 알고 있는 분들도 많은데요.

이는 하루전날이 아니고 돌아가시기 전날 음식을 준비해서

그날 밤 11시나 12시에 지내니까 하루전에 지내는 걸로 햇갈리게 됩니다

실제는 다음날 지내는 격이랍니다

여기서 한가지 중요한 것을 말씀드리자면 시대에 흐름에 따라

제사를 초저녁에 지낸다고 할 경우에도 반드시 날짜는 지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사는 전날 앞당겨서 지내는 게 아니라 돌아가신 당일에 제사를 지내야 한답니다.

돌아가신 날이 아니라 전날에 지내는 것은 마치

"돌아가시기를 바라고 있었다"는 뜻이 될 수도 있겠죠.

돌아가시기도 전에 의식을 치르는 것이니까 그런 불효는 없어야 한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초저녁에 제사를 지낼려면

지금처럼 전날 입제일부터 준비해서 그날밤에 지내는 것이 아니고

그 다음날 초저녁에 제사를 지내야 한다는 건 꼭 명심해야 합니다

어떤 행사든 1주년 혹은 1주기 기념식을 하면

그 전날 하는 것이 아니라 1년 되는 당일에 기념식을 하잖아요

그러니 제사도 굳이 풍속 상의 원칙을 따진다면

당일의 가장 이른 시간인 자시에 지내고,

사정상 자시에 제사를 지내기 어려우면 전날 당겨서 지내는 게 아니라

당일날 지내는 게 합당합니다.

 

절에서 1주기 재(齋)를 지낸다고 해도 전날 지내지 않고

당일 오전 법회에서 주로 지낸다고 합니다.

제사시간을 바꿔서 초저녁에 지내도 되나요?

그런데 또 ‘새벽닭이 운 뒤에는 제사를 지내면

안 된다’는 이야기를 하시는 분들도 계시지요?

새벽닭이 운 뒤는 이미 자시(子時)와 축시(丑時, 새벽 1-3시)가 지나고

인시(寅時, 새벽 3-5시)도 지난 때입니다

 

1년이나 굶은 조상님들께 이렇게 늦게까지 제사를 지내지 않았다는 것이니

그건 성의가 없다고 생각해서 나온 이야기라고 합니다.

 

그리고 제사음식을 흠향하러 오시는 조상의 귀신은 음기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해가 떠서 양기가 강한 낮에 지내면 안되고, 음기가 성행할 수 있는 밤에 지내야 한다네요

 

법도만을 생각하면 제사는 당일 자시에 지내고,

1주기 기념식은 당일 낮에 지내는 것이 맞습니다만

현 시대적 상황도 고려해 종합적으로 판단해 본다면 무엇이 정답일까요

정답은 없겠죠. 다만 집안의 사정에 따라 정성껏 지내는게 정답이겠죠.

그런 측면에서 저녁 8시든, 10시든 굳이 따지자면 전통적인 법도에는 맞지 않지만,

돌아가신 분을 위한 제사의 근본적인 의미를 되새겨보면

귀신은 시간이나 장소를 옮겨도 크게 무리는 없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새해의 첫달을 길월로 보고, 매 달의 첫 날을 길일로 보고,

매 일의 첫 시간을 길시로 보았는데요. 처음이 그만큼 중요하고 신선하다는 뜻이죠.

그래서 정월 초하루 자시가 한 해의 제일 좋은 시간이 되는 거랍니다.

초하루 보름을 중시해서 의식을 치른 것은, 초하루는 그 달의 첫날이라서 중요하고,

보름은 달의 기운이 꽉찬 날이라서 중요한 것이라고 하죠.

 

이게 법도니까 이렇게 하면 가장 좋은건 여러말할 필요가 없겠죠

자 그러나 세상을 살다보면 너무나 바쁘고 시간이 없어

밤늦게 지내는 것도 어려운 건 사실입니다

그래서 자식들의 출근등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해

비록 부득히 시간을 당겨서 지낸다 하더라도

제사를 지내는 날짜만이라도 맞춰서 돌아가신날 지내야 한답니다

 

제사시간을 바꿔서 초저녁에 지내도 되나요?

그리고 요즘에 와서는 제사도 집안에서 유족들이 논의를 거쳐서

특별한 날짜를 정해 추도의 예를 올린다고 합니다.

어떻게 하시던지 그건 여러분의 몫이고요.

자기를 있게해준 조상님을 생각하는 마음을 갖는다는게 중요하겠죠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구독도 꼭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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