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돌아가련다!’벼슬을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간 도연명의 귀거래사~
오늘은 사서삼경과 동양 사상이 깃든 고사성어 중의 하나로 이미 노래로도 많이 알려진
나 돌아가련다! 벼슬을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감을 노래한 한구절을 소개할까 합니다
유학은 오랜 시간 동안 동양의 정신세계를 지배한 철학 사상이라고 하죠.
그중 《사서삼경》은 유학이 중심인 경전이라고 하는데요
사서는 《논어》 · 《맹자》 · 《대학》 · 《중용》을 말하고
삼경은 《시경》 · 《서경》 · 《역경》을 말하죠.
삼경에 《춘추》와 《예기》를 더해 오경이라 부르기도 한답니다.
사서의 체계는 송나라 때 유학자 주희가 세웠는데요.
성리학 체계를 세운 그가 《예기》에서 일부를 따로 떼어 내
《대학》과 《중용》, 두 편을 만들면서 사서가 확립되었다고 하는데요.
여기서는 사서삼경을 비롯해 동양 사상이나 믿음이 깃든 고사성어를 만날 수 있죠
그중에 오늘 알아볼 것은 바로
나 돌아가련다! 歸去來辭(귀거래사)입니다
한문으로 歸 돌아갈 귀, 去 갈 거, 來 올 래, 辭 말씀 사를 쓰는데요
한자 한자 그 의미를 살펴볼까요
歸 돌아갈 귀
따라가다의 추(追)가 바뀌고 며느리 부(婦)의 생략형 추(帚)로 이루어진 글자이구요
고대에는 처가에서 일정 기간 일한 뒤, 색시를 집으로 데리고 온다 하여
나 돌아가련다라는 뜻이 된답니다
주로 쓰는 단어로는 귀국(歸國) 귀환(歸還) 복귀(復歸)등에 많이 사용하죠
去 갈 거
사람을 본뜬 큰 대(大)와 주거지 입구를 본뜬 모양(厶)으로 이루어진 글자.
주거지 입구로 사람이 밖에 나가는 모습에서 “가다”라는 뜻이 있구요
주로 쓰는 단어로는 거처(去處) 과거(過去) 수거(收去) 퇴거(退去)등에 많이 쓰죠
來 올 래
보리를 나타낸 글자로 옛 중국말로 “오다”와
보리의 래(來)는 소리가 같아 “오다”를 래(來)로 썼다고 하네요.
보리라는 글자는 별도로 맥(麥)을 만들었다고 하죠.
래자를 쓰는 단어를 보면 내력(來歷) 내방(누군가 찾아옴, 來訪) 내빈(來賓) 내세(來世)등이 있죠
辭 말씀 사
얽힌 실 푸는 모습을 본뜬 란(亂)과 죄인을 다스리는 신(辛)으로 이루어진 글자로서.
죄인을 말로 다스린다 하여 ‘말씀’이라는 뜻이죠
연관 단어를 보면 사전(辭典) 사퇴(辭退) 사표(辭表) 신년사(新年辭) 찬사(讚辭)도 이글자를 쓴답니다.
사퇴나 사표도 이 말씀사자를 쓰는거 특이하죠
그러면 귀거래사의 어원에 대해 한번 살펴봐야죠
귀거래사(歸去來辭) 는 중국 동진(東晋) ·송(宋)의 시인인 도연명(陶淵明)의 대표적 작품으로
405년(진나라 의회1) 그가 41세 때랍니다,
최후의 관직인 팽택현(彭澤縣)의 지사(知事) 자리를 버리고
고향인 시골로 돌아오는 심경을 읊은 시로서, 세속과의 결별을 진술한 선언문이기도 하죠.
나 돌아가련다! 이 작품은 4장으로 되어 있고 각 장마다 다른 각운(脚韻)을 밟고 있다네요.
제1장은 관리생활을 그만두고 전원으로 돌아가는 심경을 정신 해방으로 간주하여 읊었고,
제2장은 그리운 고향집에 도착하여 자녀들의 영접을 받는 기쁨을 그렸으며,
제3장은 세속과의 절연선언(絶緣宣言)을 포함, 전원생활의 즐거움을 담았으며,
제4장은 전원 속에서 자연의 섭리에 따라 목숨이 다할 때까지 살아가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네요.
작자는 이 작품을 쓰는 동기를 그 서문에서 밝혔는데,
거기에는 누이동생의 죽음을 슬퍼하여 관직을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간다고 했다죠
양(梁)의 소명태자(昭明太子) 소통(蕭統)의 《도연명전(陶淵明傳)》에는,
감독관의 순시를 의관속대(衣冠束帶)하고 영접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을 알고
오두미(五斗米:5말의 쌀, 즉 적은 봉급)를 위해
향리의 소인에게 허리를 굽힐 수 없다고 하며, 그날로 사직하였다고 전한답니다.
나 돌아가련다! 이 작품은 도연명의 기개를 나타내는 이와 같은 일화와 함께
은둔을 선언한 일생의 한 절정을 장식한 작품이랍니다.
이를 좀 쉽게 해석해 볼까요
도연명은 중국 역사에서 가장 이름난 시인 가운데 한 사람이었는데요.
그는 큰 벼슬을 하거나 뛰어난 업적을 남긴 적도 없지만
옛 선비들에게 존경받는 인물이었다네요.
그는 자연을 좋아하고 세상에 휩쓸리기를 싫어했지만
거느려야 하는 식구들이 많아 살림이 늘 가난했답니다.
도연명은 마흔한 살 때, 지방 현령이 되었는데요.
봉급은 고작 쌀 다섯 말이었답니다.
먹고살려고 낮은 벼슬자리에라도 있었으나 일은 도무지 그와 맞지 않아
관리 업무보다는 시 읊기로 세월을 보냈답니다.
하루는 조정에서 높은 벼슬아치가 내려가니
관아를 깨끗이 청소하고 의관을 단정히 하여 맞아들이라는 공문이 날아들었는데요.
구속을 싫어했던 그가 이 말을 고분고분 받아들일 리가 없었겠죠.
“어찌 쌀 다섯 말 때문에 허리를 굽혀 소인배 벼슬아치들을 섬기겠는가!”
이렇게 소리친 도연명은 그날로 집에 돌아가 버렸다네요.
현령으로 부임한 지 두 달 남짓되었을 무렵이었답니다.
탐관오리들이 들끓고 높은 사람에게 아부를 일삼아야 하는
관직 생활은 그와 맞지 않았답니다..
그 뒤부터는 조용하고 편하게 전원생활을 즐기며
다시는 벼슬을 하지 않았다는 내용입니다.
그의 대표작으로 알려진 유명한 <귀거래사>는 ‘나 돌아가련다.
논밭이 묵어 잡풀이 우거졌는데 내 어찌 아니 돌아갈 수 있으랴’하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내용이 긴 산문시로 기록되고 있다네요 앞 구절만 약간 볼까요
歸去來兮(귀거래혜)여 : 돌아가리라!
田園將蕪胡不歸(전원장무호부귀)오 : 전원이 황폐해지려 하니 어떻게 돌아가지 않겠는가?
旣自以心爲形役(기자이심위형역)이어늘 : 이미 마음을 형체의 부림으로 삼았으니
奚惆愴而獨悲(해추창이독비)오 : 어찌 실심하여 홀로 슬퍼하고만 있으리요
이렇게 시작된다고 하네요
나 돌아가련다! ‘귀거래사(歸去來辭)’는 세상과 타협하기를 거부하고
자연을 벗 삼아 즐기는 삶을 노래한 전원시의 백미로서
이 작품은 후세 선비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합니다.
오늘날 관료들과 비교를 한번 해 보세요. 국민모두의 행복이나 즐거움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저 자기편만 챙기고 대통령의 눈치만 보고 용비어천가를 부르는 관료들 한번 보세요
제발 도연명의 귀거래사를 한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귀거래사는 가수 김신우가 노래로도 나오는데요
하늘아래 땅이있고 그 위에 내가 있으니
어디인들 이내 몸 둘곳이야 없으리
하루해가 저문다고 울터이냐
그리도 내가 작더냐
별이지는 저 산너머 내 그리 쉬어가리라
바람아 불어라 이내 몸을 날려주려마
하늘아 구름아 내 몸 실어 떠나가련다
해가지고 달이뜨고 그안에 내가 숨쉬니
어디인들 이내몸 갈곳이야 없으리
작은것을 사랑하며 살터이다
친구를 사랑하리라 말이없는 저 들녘에
내 님을 그려보련다
바람아 불어라 이내 몸을 날려주려마
하늘아 구름아 내 몸 실어 떠나가련다
바람아 불어라 이내 몸을 날려주려마
하늘아 구름아 내 몸 실어 떠나가련다
가사가 정말 흥미롭죠
오늘은 사서삼경과 동양 사상이 깃든 고사성어 중의 하나로
이미 노래로도 많이 알려진
나 돌아가련다! 벼슬을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감을 노래한
귀거래사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환절기 감기조심 하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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