儉而不陋 華而不侈(검이불루 화이불치), 검소하나 누추하지 아니하고 화려하나 사치스럽지 아니하다

儉而不陋 華而不侈(검이불루 화이불치), 

검소하나 누추하지 아니하고 화려하나 사치스럽지 아니하다

오늘은 삼국사기의 저자 김부식선생이 남긴 검소하나 누추하지 아니하고

화려하나 사치스럽지 아니하다라는 의미의

儉而不陋 華而不侈(검이불루 화이불치)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儉而不陋 華而不侈 검이불루 화이불치

儉:검소할 검, 而:말이을 이, 不:아닐불, 陋루:더러울루

華:빛날 화, 而:말이을 이, 不:아닐불, 侈:사치할 치

 

어제 저녁 KBS 9시 뉴스가 끝나고도 이 문구가 나왔죠

영어로 blue ocean 말할 때 쓰는 blue가 아니고 한문이고요.

검자도 금요일할 때 금자가 아니고 검소할 때 쓰는 검자 이더라구요

이 고사성어는 우리나라의 가장 오랜 역사서 <삼국사기>에 전해지는 여덟 자로,

저자 김부식 선생이 백제의 새 궐을 미학적으로 평하며 남긴 문장입니다

 

검소하나 누추하지 아니하고 화려하나 사치롭지 아니하다라는 의미로

‘우리네 얼과 넋’을 주제로, 옛 어른들의 사상과 철학, 우리 역사에 서린 뜻과 정신,

우리네 맛과 멋을 오롯이 살피는 기고를 이어 나가려 한 것입니다

儉而不陋 華而不侈(검이불루 화이불치),

검소하나 누추하지 아니하고 화려하나 사치스럽지 아니하다

《삼국사기》의 백제본기, 백제의 시조인 온조왕 15년(4 v.Chr.)조에 보면

“十五年 春正月 作新宫室 儉而不陋 華而不侈 이런말이 나옵니다

이는 온조왕 십오년 봄 정월에 새로이 궁실을 지었으니,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았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았다.” 검이불루 화이불치,

우리나라의 아름다움을 관통하는 미학적 비평 여덟 자, 그 첫 서술이 이와 같다고 합니다.

 

김부식이 평한 백제의 궁궐은 현대에 전하지 않지만,

백제의 미감을 여실히 내보이는 그 ‘검이불루’하고 ‘화이불치’한 유물로,

백제문화의 정수인 백제금동대향로(百濟金銅大香爐)가 있습니다

1993년, 부여 능산리 고분군 주차장 공사 중 우연히 백제의 기왓장 조각이 발견되어

발굴 작업이 시작되었고, 도중 절터 진흙 구덩이 속에서 출토되어

한반도를 넘어 세계 미술학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죠

1400여년의 세월을 넘어서 백제의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상징이 되어

그 아름다움을 여여히 발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 백제금동대향로랍니다

향로의 하부 받침에는 힘차게 용트림하며 오르는 용이 여의주 물듯

3단의 연판으로 장엄된 몸체를 받치고 있습니다.

극락세계의 연꽃에서 만물이 신비로이 탄생하듯 풍만히 핀 연꽃봉오리의 고요함과

힘차게 치솟는 용의 몸짓으로 동함과 정함을 오묘하게 조화시킨 하부에서는

정중동과 동중정의 미학이 엿보인다고 할수 있죠.

연꽃몸체 위로 맞물리는 향로 상부의 뚜껑에는 삼신산 능선이 겹겹이

또 부드러이 겹쳐진 모양에 여러 인물과 동물, 산길과 계곡

그리고 폭포와 호수까지 백여 가지의 도상을 묘사해 놓았죠

향로 상부의 삼신산 가장 높은 봉우리 위로는

다섯 악사가 다섯 가지 악기를 연주하고 있고, 악사들 사이 다섯 마리의 새가

꼭대기의 봉황을 우러러보듯 시선을 위로 향하고 있습니다.

향로의 꼭대기에는 살포시 앉아선 곧 날아 오를 듯

날개를 활짝 펼친 봉황이 보주 위로 서 있는데요.

이렇게 복합적인 도가적 · 불가적 이상향을 조화롭게 표현한 향로는

백제문화가 어디에까지 이르렀는지를 또한 보여낸답니다.

동아시아의 향로 중에서는 제일 큰 크기를 자랑하며,

형태면에서도 유례없는 세계에 유일무이한 향로로 처음 발굴됐을 당시

중국에서 만들어 줬을 것이라는 말이 있었을 정도로 그들에게도 탐나는 걸작인 것입니다

 

儉而不陋 華而不侈(검이불루 화이불치),

검소하나 누추하지 아니하고 화려하나 사치스럽지 아니하다

儉而不陋 華而不侈하다는 아름다움의 이상은 백제뿐 아니라

삼국, 통일신라, 고려, 조선 그리고 현대에까지 이르는,

우리나라의 미학을 관통하는 표현이라고 합니다

머지않은 시대의 작품으로 불국사의 검이불루한 석가탑과 화이불치한 다보탑,

우리나라 조각을 넘어 동양불교 조각의 기념비적 작품인 금동반가사유상도 빼 놓을수가 없죠

또, 조선을 설계한 삼봉 정도전도 빼놓을수 없는데요.

태조삼년(1394), 조선은 수도를 새로이 한양으로 정하고

이듬해에 법궁인 경복궁과 종묘사직을 준공합니다

儉而不陋 華而不侈(검이불루 화이불치),

검소하나 누추하지 아니하고 화려하나 사치스럽지 아니하다

경복궁 건립을 주도한 정도전은 '조선경국전'에서 이렇게 말했답니다.

궁궐 제도는 사치하면 반드시 백성을 수고롭게 하고 재정을 손상시키고

누추하면 조정에 대한 존엄을 보여줄 수가 없게 될 것이다.”

즉, 성리학이 국가통치 이념인 조선에서 검소함의 풍조가

궁궐 건축에도 영향을 미쳤던 것이라고 합니다.

종묘의 정전은 19칸이 옆으로 이어진 한국에서 가장 긴 목조 건물로

단정한 형태의 맞배지붕을 올려 차분한 분위기가 묻어난다네요.

캐나다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가 프랭크 게리는 2012년 한국을 방문해

종묘를 둘러본 뒤 “심플하고 스트롱하지만 미니멀리즘이 아니다”고 말했으며

하얀 눈이 쌓인 종묘는 검이불루의 정신을 체감하기에

더없이좋은 공간이다라며 극찬했다고 합니다.

또, 낙선재는 궁궐 전각이지만 단청을 칠하지 않았구요.

대신 격자무늬, 만자무늬, 능화무늬, 사방연속무늬 등의 창살을 두루 사용했답니다.

소박하지만 격조 있는 치장이 돋보인다고 하죠.

또 정조는 서민들이 주로 입던 무명옷을 입고 생활했다는데요.

자신이 무명옷을 입는 이유에 대해 정조는 "옛사람이 이르기를

‘검소함에서 사치로 가기는 쉬워도 사치에서 검소함으로 가기는 어렵다’고 했으니,

이것이 경계해야 할 점이다”라고 설명했데요.

 

검소하고도 누추한 데에 이르지 아니하며 화려하고도 사치로운 데에 이르지 아니하는 것,

이에 이르는 것이 아름다운 것이다.”라 하여 궁궐이 지향해야 할 이상을 제시했다고 합니다

이렇듯, 나라를 세우고 궁궐을 지음에 조정의 존엄을 잃지 않으면서도

백성을 생각하는 사상과 마음을 다했으니 어찌 아름답지 않겠나요.

 

儉而不陋 華而不侈(검이불루 화이불치),

검소하나 누추하지 아니하고 화려하나 사치스럽지 아니하다

이것이 바로 요즘 정치인들과 지도자가 새겨들어야 할 덕목이요

시대적 사명이요 마음가짐이라 할수 있는데 요즘 정치인들 한번 보세요

죄를 짓고도 부끄러운줄 모르고 국민과 국가의 미래보다는 당파싸움과

개인의 목적달성에만 혈안이 되어 있잖아요

오늘은 김부식선생이 남긴 검소하나 누추하지 아니하고 화려하나

사치롭지 아니하다라는 의미의 儉而不陋 華而不侈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요즘의 환경 공해를 보더라도 거의 1000년 전, 김부식이 기록한 백제건축의 미

‘검이불루 화이불치’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의 미학으로도 손색이 없어 보입니다.

폐비닐과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문제를 생각하면

‘절제’를 중심에 둔 백제의 미학이 새삼 절실해 집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구독도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