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談(야담), 성(性)

사랑방 野談(27) 떠돌이 훈장이 학동의 못된짓을 한번 봐주자 그 학동이 암행어사가 되어 훈장의 벙어리딸과 혼인~

sandda 2025. 8. 21.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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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돌이 훈장이 학동의 못된짓을 한번 봐주자 그 학동이 암행어사가 되어 훈장의 벙어리딸과 혼인~

오늘은 떠돌이 훈장이 벙어리 딸 때문에 평생을 걱정스럽게 살다가

훈장한데 글공부를 배운 학동이 암행어사가 되어 딸처녀와 혼인을 하자

딸의 말문도 트이고, 훗날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옛날에는 어디에 정착하지 못하고 떠돌이 훈장들도 많았다고 합니다.

강 초시도 마찬가지도 쉰살을 갓 넘긴 떠돌이 훈장중 한사람이었습니다

 

이 마을에서 훈장질하다가 글 꽤 한다는 마을 유림의 유임 간청이 없으면

보따리 싸서 다른 마을로 가야만 하는 신세였죠.

 

정해진 자리가 없으면 남의 셋방살이를 하든가 주막 구석방에 처박히든가 해야합니다.

말 그대로 정착하지 못하고 동가식서가숙하는 격이죠.

 

강 초시는 다른 사람에 비해 학식이 깊고 인품도 좋지만

그가 살아온 길은 순탄치 못했답니다.

 

10여년 전에 아들을 사산(死産)하면서 산독으로 상처(喪妻)까지 하고,

열여섯살 벙어리 딸을 데리고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고 있답니다.

떠돌이 훈장이 학동의 못된짓을 한번 봐주자 그 학동이 암행어사가 되어 훈장의 벙어리딸과 혼인~

그러던 중에 제 손자 머리 나쁜 줄은 모르고, 몇년째 <동몽선습>만 잡고 있다고

훈장을 탓하던 황배이골 촌장이 사랑방에 서당을 열고, 강 초시를 훈장으로 모셨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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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배이골 서당에는 학동이 12명이 있었습니다.

경칩이 지난 어느 봄날, 하늘엔 구름 한점 없고 봄 햇살이 내려앉아 대지가 생명을 밀어 올릴 때,

암탉이 병아리 떼를 데리고 나들이하듯 훈장이 앞장서고, 학동들은 맨발로 그뒤를 따라갔습니다

 

만물이 소생하는 땅기운을 받으려고 답청(踏靑)에 나선 것이죠.

논둑으로 밭둑으로 산으로 서너 식경을 돌아다니다

서당으로 돌아오니 모두가 낮잠에 빠져들었습니다.

그때 어디선가 “내 금단추∼” “내 금단추∼”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서당을 찢는 고함소리에, 목침을 베고 잠들었던 훈장도 깨고 모든 학동들도 눈을 떴습니다.

 

고함친 학동은 천석꾼 부자 윤 첨지 손자 길동이었는데요.

할아버지의 비단 마고자에 달렸던 커다란 금단추를 길동이 조끼 첫 단추로 달았는데

그것이 감쪽같이 없어진 것입니다.

 

그러자 훈장이 “모두 제자리에 앉아 눈을 감아라.”이렇게 명령했죠

그리고는 훈장이 한 사람 한 사람 조끼 주머니를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답청하다가 떨어졌을세라 훈장과 학동들이 답청했던 길을

다시 돌며 찾았지만 이 역시 헛걸음이었습니다.

그런데 조끼 주머니를 자세히 살펴보니, 단추 자리 조끼에 실밥이 그대로 있는 걸로 봐서,

그냥 떨어진 게 아니라 누군가 예리한 칼로 싹둑 잘라낸 것으로 추증되었습니다.

 

저녁나절이 돼 모든 학동이 집으로 가고 나자 윤 첨지 내외가 달려와

훈장에게 삿대질을 하며 입에 담지 못할 말을 서슴지 않았죠.

 

심지어 동네 사람들이 구경하는데 훈장의 벙어리 딸을 도둑으로 의심하기도 했답니다.

요즘 같으면 장애인을 비하하는 것으로 큰일날 일이지만

그 시절에는 장애가 참 비참했던 세월이죠

이런 소동이 끝난 후 우물가에서 세수를 한 훈장은 하늘을 쳐다보며 흐느꼈죠

 

떠돌이 훈장이 학동의 못된짓을 한번 봐주자 그 학동이 암행어사가 되어 훈장의 벙어리딸과 혼인~

그해 그믐달 훈장 강 초시는 보따리를 싸서 등에 짊어지고,

머리에 솥과 그릇 보따리를 인 벙어리 딸을 앞세워, 눈발이 훨훨 휘날리는 고갯길로 사라졌습니다.

 

그후 7년 세월이 흘러 그 일도 깨끗이 잊히고 훈장 강 초시도 까맣게 잊혀졌을 때입니다.

이때도 봄이 찾아왔을 때 였죠.

 

머나먼 고을 나루터 주막집 앞의 버드나무에도 물이 올라 버들강아지가

눈이 부시도록 부풀었을 때, 저녁나절 마지막 돛배가 나루에 닿았습니다.

 

내일이 장날이라 장돌뱅이들이 저마다 보따리를 메고 지고 나루에 내려

주막으로 들어오는데 갓을 쓴 젊은이도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찬모인 처녀가 그 젊은이를 보고 깜짝 놀랐다는데 무슨일일까요?

주막 뒤꼍을 돌아 끝방으로 찬모를 따라간 젊은이가

“훈장님, 영학이 왔습니다”라며 큰절을 올리고는 대성통곡했답니다.

 

“네가 영학이냐?” 누워 있던 훈장 강 초시가 벙어리 딸의 부축으로 일어나

벽에 기대고 흐롱불이 켜졌습니다.

그리고 영학이는 꿇어앉아 강 초시의 손을 꼭 잡았습니다.

 

두 눈에서 눈물이 끊임없이 흘러내렸고요.

벙어리 딸이 부엌에서 개다리소반에 술상을 차려왔습니다.

 

“이게 이승에서 마지막 술 한잔이여. 허허허.” “훈장님,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세요.

내일 한양에 올라가셔서….” “콜록 콜록 안돼, 안돼,

보현연명보살이 와도 안돼.” 이렇게 말하면서 정적이 흘렀습니다.

 

“훈장님, 답청을 한 그날도 오늘처럼 따뜻했지요?

우리가 모두 눈을 감았을 때 훈장님 손이 제 저고리 속주머니에 들어와

금단추를 잡으셨잖아요.” “몰라! 나도 눈을 감았으니까.”

영학이 강 초시 다리에 엎드려 또 대성통곡을 합니다.

 

떠돌이 훈장이 학동의 못된짓을 한번 봐주자 그 학동이 암행어사가 되어 훈장의 벙어리딸과 혼인~

이제 아시겠나요? 훈장이 금단추를 찾고자 할 때

학동들중에 영학이 주머니에 금단주가 있었던 겁니다.

그러나 그걸 말하면 학동을 윤첨지가 가만히 뒀겠어요

 

그래서 할수없이 학동이 금단추를 훔쳐간걸 숨겨줬던 것입니다.

그래서 영학은 훈장님의 그 은혜를 잊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더 열심히 공부하여 암행어사가 되어 훈장님의 은혜를 갚을려고 한 것이랍니다

 

강 초시가 황배골에서 쫓겨난 이듬해, 5년을 병석에 누웠던 홀어머니를

저승으로 떠나보내고 혈혈단신이 된 영학이는 한양 외삼촌 집에 가서 열심히 공부에 매달렸죠.

 

“한세상 잘 보냈다만 딸아이 때문에 눈을 감을 수 없구나.”

“훈장님, 제가 밥을 굶게 하지는 않겠습니다.”

 

떠돌이 훈장이 학동의 못된짓을 한번 봐주자 그 학동이 암행어사가 되어 훈장의 벙어리딸과 혼인~

주모가 간단한 혼례상을 차려오고 영학이와 훈장의 벙어리 딸이 맞절을 올렸습니다.

첫날밤 이십삼년간 고이 지켰던 처녀막이 터지며 벙어리 말문도 열렸습니다.

 

“마패! 서방님은 암행어사네요!” 이렇게 벙어리 딸과 영학이의 혼인으로

벙어리딸의 말문도 트이고 셋이서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 이야기입니다

 

끝까지 시청해 주셔서 감사하구요. 구독도 꼭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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