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모 해웃값이 비싸다고 다른곳으로 옮겼으나 주막집에서 출입거절 당해~~
오늘은 나루터 주막집에서 바가지 씌우고,
불친절한 주모에 대해 장돌뱅이 연합이 맞서다가,
모두에게 배신당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할것없이 장날 나루터주막의 아침은 부산하기만 하죠.
목 좋은 자리를 잡으려고, 서둘러 국밥 한그릇을 뚝딱 해치우고
주모와 계산을 마친 장돌뱅이들이 등짐을 지고 풍천장을 향해 내달렸습니다.
그러나 방물장수 김 서방은 주모와 싸움이 붙었다네요.
육덕한 주모가 “열두냥 내시오” 했는데요. 김 서방은 미간을 찌푸리며
“껍데기를 벗기려고 작정을 했구먼.
숙식비 세냥을 제하면 너비아니 한근에 약주 한 호리병이 아홉냥이란 소리요?”
이렇게 성질을 부렸습니다.

처마 아래서 허리춤에 두손을 걸치고 끌끌 혀를 차던 주모가
“저 좀팽이! 몰라서 물어?” 하고 소리를 꽥 질렀어요.
아홉냥 속에는 지난밤 치른 해웃값이 포함돼 있다는 걸 김 서방이 모를 리 없죠.
한마디로 해웃값이 너무 비싸다는 얘기랍니다.
혁필 파는 장씨는 다섯냥에 했다던데 하며 김 서방이 구시렁거리자,
주모가 삿대질하며 “당신은 은비녀와 백통비녀를 같은 값에 팔아?” 하고 맞받아쳤죠
체면을 구긴 김 서방이 엽전 열냥을 던지고 주막을 나섰습니다.
그 와중에도 두냥을 깎았죠.

풍천은 7일장이라 장돌뱅이들은 이레 후에 또 나루터주막에 모였죠.
날씨가 풀어져 식사를 마친 장돌뱅이들은 안마당 평상에 술판을 펼쳤습니다.
또 한 무리가 툇마루에 엉덩이를 걸치고 곰방대를 물었고요.
구석진 뒷방에서 노름판이 벌어지기 전에 김 서방이 객방 툇마루에 올라서서
일장연설을 토하기 시작했습니다.
“여러분 오늘 저녁 국밥이 어땠습니까?”
그런데 저쪽에서 “양지머리 한조각이 없더구먼” 하는 볼멘소리가 터져나왔습니다.

주모 해웃값이 비싸다고 다른곳으로 옮겼으나 주막집에서 출입거절 당해~~
그 말에 주모가 앞치마에 손을 닦으며 부엌에서 나왔다고 합니다.
“양지머리 한근에 얼마 하는지 알기나 하는 거야?
소장수 양서방이 한마디 해보시오”
곰방대를 댓돌에 두드린 양 서방이 “소값이 오르긴 많이 올랐소” 하자,
주모가 “양지머리 듬뿍 넣어드릴깝쇼?
그럼 국밥값이 비싸다고 투덜대지 마시요잉!” 이렇게 투덜거리네요
그 말에 모두가 입을 다물자 김 서방이 방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잠시 후 불쾌해진 김 서방이 또 나왔는데요.

“뭉쳐야 삽니다. 나루터주막에 불만이 있다면 다 꺼내놓으시오.
먹고 잘 주막이 이곳만 있는 것도 아니고 우리가 뜻을 같이하면 안될 것이 없어요.”
그때 갓장수가 나왔는데요.
“손금 보는 방, 다시말해 노름방은 마련해주면서,
왜 해우방은 하나 마련해주지 않는 거요? 너비아니 안주에 청주를 시켜 마시고
안방에서 주모와 해우하는 건 너무 비싸요.”
장돌뱅이 연합에서 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오자,
들병이 연맹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하고 나섰습니다.
들병이란 늙은 退妓(퇴기)들이 마지막으로 발버둥 치는 막장 인생이죠.

화류계에 발을 담그는 열여섯살 즈음, 꽃봉오리가 필 때는
벌과 나비가 돈보따리를 싸들고 줄을 서지만 한평생 그럴 줄 알고
들어온 돈을 흥청망청 써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혹은 뺀질이 기둥서방을 맞기도 하고요. 그러고 세월이 흘러,
돈 잃고 나이마저 먹으면 땅을 치고 후회하기 마련이죠.
눈 아래 자글자글 잔주름이 지고, 젖무덤이며 엉덩이가 축 처져,
한물간 二牌(이패)기생이 됐다가 三牌(삼패)기생이 되는 것.
더이상 벌과 나비가 날아들지 않을 때쯤,
기생집을 차리는 퇴기는 아주 성공한 것이고,
주막을 차려 주모가 되는 것도 이 바닥에선 나름 잘된 경우입니다.

나루터주막 주모도 이 길을 걸어왔죠.
아직도 옛 버릇을 못 고쳐 얼굴에 분을 처발라 잔주름을 감추고
때때로 장돌뱅이들을 안방으로 끌어들입니다.
젊은 시절을 단단하게 살지 못한 기생들은 싸구려 대폿집에서
푼돈에도 치마를 벗는 삼패 기생이 됐다가 거기서도 밀려나면
마지막에는 들병이가 되는 법입니다.
이들은 호리병에 탁주를 담고 치마 속 주머니에 멸치를 넣어
주막 주위를 배회하며 잔술을 파는 척하지만 사실은 몸을 파는 것이랍니다.

주모 해웃값이 비싸다고 다른곳으로 옮겼으나 주막집에서 출입거절 당해~~
주모와 들병이는 경쟁관계도 되지만 공생관계도 되는 격이죠.
주막 투숙객에게 들병이는 편의시설인 셈이고요.
주모와 들병이는 한 뿌리지만 현실은 천지차입니다.
주모 해웃값이 비싸다고 다른곳으로 옮겼으나 주막집에서 출입거절 당해~~
주모는 들병이를 아주 우습게 보고 상전행세를 하는데 들병이들은 괴롭죠.
날씨가 따뜻할 때는 수풀 속이나 물레방앗간도 괜찮지만,
바깥 날씨가 추울 때는 어찌할 도리가 없습니다.
그러니 김 서방이 해우방을 달라는 데, 들병이들이 쌍수를 들고 동참합니다.
이 손님, 저 손님에게 술을 따라주다가, 한잔 두잔 얻어 마신 술에,
간이 커진 주모가 발딱 일어섰습니다.

그리고는 “무슨 연맹인가 연합에서 돈을 거둬 아예 방 한칸을 전세 내시오”
그러자 김 서방은 뿔이 났는지 “그렇게는 못하오”
“나도 공짜 방은 못 주겠소” 이렇게 하여 결국 협상은 깨졌습니다.
이레 뒤 다음 장날, 낙동강 나루터에 내린 장돌뱅이들은 코앞에 있는
나루터주막에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김 서방이 무리를 이끌고 십리길이나 더 걸어 송현주막으로 가버렸구요.
들병이들도 뒤따랐습니다.
송현주막에 다다른 김 서방은 기함을 했는데요. 꽉 잠긴 사립문에 이런 방이 붙었기 때문이죠
“장돌뱅이 연합회원 사절” -주막주모 조합위원장. 이렇게 붙어있는 것입니다
일부러 송현주막으로 갔는데 그곳에서 거절을 당하다니
정말 황당무계한 하루였죠

주모 해웃값이 비싸다고 다른곳으로 옮겼으나 주막집에서 출입거절 당해~~
김서방과 장돌뱅이, 들병이 연맹인가 조합만 있는게 아니죠,
주막주모들도 조합이 있었던 겁니다.
결국 이들은 여기서도 저기서도 국밥도 못먹고 주모를 만나지도 못하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었답니다
그래서 할수 없이 김서방이 이들을 이끌고 다시 주막주모집에가서 사정을 하고
주모가 달라는 대로 따라 주고로 협상하고 그곳으로 갔다고 합니다
세상에 지 뜻대로 되지는 않죠. 자기들만 뭉치면 상대도 뭉친다는 걸 몰랐던 것입니다
끝까지 시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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