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예절 및 상식

제야의 종(除夜의鐘)! 33번을 치는 이유는?

청하인 2024. 12. 29.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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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야의 종(除夜의鐘)! 33번을 치는 이유는?

여러분! 이제 올 한해도 채 얼마 남지 않았네요.

올해의 모든 행사는 끝이 나고 이제는 제야의 종(除夜의鐘) 타종행사만 남아있죠

그래서 오늘은 매년 12월 31일에서 이듬해 1월 1일로 넘어가는 자정에

종을 33번 타종하면서 새해를 맞이하는 행사, 이 제야의 타종은 왜 33번을 치는지,

그리고 또 다른 제야의 종 타종행사와 관련해서 알아보고자 합니다

여러분! 제야의 종(除夜의鐘) 타종행사는 정확하게 새해 직전에 카운트다운을 하다가

1월 1일 0시부터 33번 타종하는 형식이라는건 아시죠.

 

그리고 제야의 종 앞에 붙는 연도는 12월 31일의 연도를 따른데요.

예컨대 2025년을 맞이하는 제야의 종 타종행사는 2024년 12월 31일

화요일에 열리므로 '2024 제야의 종 타종행사'가 된다고 하네요.

 

2024년에서 2025년으로 넘어가는 순간이므로 굳이 어느년도라고

정확히 구분지울수는 없지만 지금까지 그렇게 해 왔나 봅니다

 

먼저 제야(除夜)의 의미부터 한번 알아볼까요? 국어사전에 보면 간단합니다

그냥 섣달 그믐날 밤 이렇게 나옵니다. 섣달이 12월인건 아시죠

한자로 따지자면 섬돌제, 밤야자를 쓰고요

제야의 종(除夜의鐘)! 33번을 치는 이유는?

제야의 종(除夜의鐘) 타종은 과연 어떤 역사가 있을까요?

우선 불교에서 이걸 인간의 모든 번뇌를 제거하는 의미로 삼았고,

1년 12달, 24절기, 72기후를 합하면 108번이 나오는 것으로 상징한다고도 합니다

 

108번의 타종 의식은 본래 중국 송나라의 선종계 사찰에서 백팔번뇌를 씻고자

아침 저녁으로 108번 타종을 하던 것이 기원인데요

13세기 무렵 중국에 유학을 온 일본의 도겐이라는 승려가

본국으로 돌아와 선종계 사찰에도 이를 전파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예나 지금이나 일본 불교계는 정토종이 주류지 선종의 영향력은 그리 높지 않아서

선종계 사찰 의식이 다른 종파에 영향을 주는 일은 없었습니다.

 

그나마도 대개의 전통 의식이 그러하듯 시간이 흘러 사실상 잊혔다가

20세기에 들어 방송국에 의해 연말연초를 기념하는 대중 행사로 부활하게 된 것이죠.

한국에서 제야의 종 행사는 1927년 2월 16일에 첫 방송을 시작한 경성방송국이

1927년 일본 도쿄의 칸에이지에서 최초로 열렸던 제야의 종 행사를 흉내내어

1929년 정초에 스튜디오 현장에서 종을 울려 방송한 것이 최초입니다.

 

당시 사용한 종은 서울특별시 남산 아래에 있던 일본인 사찰

동본원사(히가시혼간지) 경성별원에서 빌렸다고 하네요

 

이러한 역사적 사실 때문에 제야의 종 행사 역시 일제 잔재이므로

폐지하자는 주장도 있지만, 또 일각에서는 제야의 종 행사는

원래 한국 불교의 것이었고요

 

일본 불교는 한국 불교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행사 자체가 한국이 원조라며

제야의 종이라는 일본식 명칭을 사용해도 아무 문제없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 불교계에 이러한 연말연초 타종을 하는 전통 행사가

오래 전부터 있었다면 명칭(XX회, XX절)이나 법식, 절차 등도

함께 전해지고 있어야 할것이잖아요

 

그런데도 어찌된 일인지 그러한 역사적 증거는 하나도 발견되고 있지 않고,

대부분 일본의 것을 따르고 있는 실정입니다.

본래 한국에서는 연종포(年終砲)라고 하여 섣달그믐에 궁중에서

대포를 쏘아 크게 소리를 내어 악귀를 쫓는 풍속이 있었다는 기록은 있지만,

종을 울리며 새해를 맞이했다는 기록은 존재하지 않는답니다.

 

사실 세계적으로는 서양이나 중국처럼 불꽃놀이로 새해를 맞이하는 것이 대세이잖아요.

그래서 실제로 제야의 종 행사는 광복 후 한동안 열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한국 전쟁으로 소실된 보신각을 중건한 1953년 연말부터 다시 시작되었는데요

 

이 당시 보신각종(보물 제2호)은 1468년(세조 13년)에 주조된 종으로

1984년까지 사용된 후 1985년에 새로 주조된 종을 사용하여 오늘날에 이른답니다.

 

그럼 왜 지금은 108번이 아닌 33번을 치게 된 것일까요? 그 이유가 궁금해 집니다

해방 전까지는 일본과 마찬가지로 매년 108번 종을 치다가

해방 후에는 33번을 치는데, 이는 보신각이 오경(새벽 4시)에

사대문을 열리는 것을 알릴 때 33번 타종한 것에서 유래한데요

오경에 종을 치는 것은 파루(罷漏)라고 하여,

이는 불교의 수호신인 제석천이 이끄는 하늘세상인

도리천(33天)에 닿으려는 꿈을 담고 있으며,

나라의 태평과 국민의 무병장수, 평안을 기원한다는 뜻이 담겨 있데요.

 

제야의 종(除夜의鐘)! 33번을 치는 이유는?

또, 33번을 친것에 대해 조선건국과 연관지어 한번 알아볼까요

1394년 조선 건국에서 이성계의 한양 천도와 함께

경복궁과 한양성이 축조되었는데요.

 

이의 설계자는 정도전이 한양의 4대문을 유교의 4덕(四德)인 인의예지에 맞추고,

동쪽은 흥인지문, 남쪽은 숭례문, 서쪽은 돈의문, 북쪽은 홍지문의 구조가 갖추어집니다

 

1396년에 한양성이 완성되었고, 1398년에 종루가 갖춰줬구요.

이때부터 새벽 4시에 33번 종을 쳐 성문을 열고,

저녁 10시에는 28번 쳐 문을 닫는 의식이 시작됩니다

조선 후기인 1895년에 종각에서 보신각이라는 명칭으로 바뀌면서

정오와 자정에 타종하는 것으로 변경되었고요,

 

1908년 4월부터 포(砲)를 쏘는 것으로 대체됐다가,

결국 일제강점기에 의해 타종이 중단되고, 1929년에 일본 경성방송국이

특별기획으로 정초에 '제야의 종소리'를 생방송으로 보냈다네요.

 

해방과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1953년부터 제야의 종 타종이 재개되었고,

오늘날까지 보신각종이 사용되었다가, 제야의 종으로 사용된 후

국민의 성금에 의하여 새로 주조된 종이 1985년 8월 14일 보신각에 걸렸고,

8월 15일 광복절에 처음 타종되었습니다.

 

그리고 요즘에 와서는 보신각 타종자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이 가잖아요.

각 분야별로 영향력이 있거나 특별한 사람이 타종행사에 참석하는데요

지난해에는 서현역 칼부림 사건 때 피해자에게 먼저 다가가 지혈을 한 고교생 윤도일 군,

매장 밖에서 쓰러져 있는 홀몸노인 생명을 구한 종근당 안경사 김민영 씨,

최고령 수능 응시자 김정자 할머니, 보호종료아동에서 자립준비청년 멘토가 된 박강빈 씨,

청각장애 탁구선수 이창준 씨, 1967년부터 형편이 어려운 부부를 위해

2대째 무료 결혼식을 운영중인 ‘신신예식장’의 백남문 씨,

 

한국 최초의 외국인 기관사 알비올 안드레스 씨

주택가 골목에 쓰러져 있는 학생을 발견하고 달려가 살린 순천향대 서울병원 방사선사 박상우 씨,

 

24시간 응급환자를 돌보다 출근길 교통사고로 숨진 서울아산병원 주석중 교수 아내 등

시민대표 12명이 참석했는데 올해는 누구일지도 참 궁금증을 더해 줍니다

 

제야의 종(除夜의鐘) 타종행사는 대한민국에선

서울특별시 보신각에서 치르는 행사가 가장 유명하지만,

각 지방에서도 제야의 종 행사를 치르는 경우가 많답니다.

서울특별시: 종로 보신각

부산광역시: 용두산공원 내 부산시민의 종

대구광역시: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내 달구벌대종

광주광역시: 5.18 민주광장 내 민주의 종

대전광역시: 대전광역시청 남문광장 한밭종각

울산광역시: 울산대공원 울산대종

 

경기 김포시: 애기봉 남북평화의 종

수원시: 화성행궁 광장 건너편 여민각

파주시: 임진각 평화의 종

안산시: 화랑유원지 단원각 안산천년의종

강원특별자치도

강원 춘천시: 춘천시청 평화의 종

강릉시: 강릉시청 임영대종

원주시: 원주치악체육관 앞 치악의 종

평창군: 평창군청 올림픽종각

화천군: 화천 평화의 댐 세계평화의 종

양구군: 양구군청 희망의 종각

인제군: 합강정공원 군민의 종각

 

충남 부여군 부여군청 백제대종

충북 청주시: 예술의 전당 앞 천년각

전남 목포시: 유달산 시민종각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 풍남문

경남 창원시: 용지공원 창원대종각

김해시: 대성동 고분군 및 김해교육지원청 인근 김해 시민의 종

양산시: 양산종합운동장 양산대종

진주시: 진주성 호국의종

함양군: 최치원 역사공원 군민의 종

 

경북 경주시: 대릉원 신라대종

구미시: 동락공원 전자신종

김천시: 김천시민대종

안동시: 웅부공원 시민의종

영덕군: 삼사해상공원 경북대종

울진군: 망양정해맞이공원 울진대종

칠곡군: 호국평화기념관 평화의 광장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제주시청 한얼의 집

제야의 종(除夜의鐘)! 33번을 치는 이유는?

그럼 북한은 어떨까요

북한은 평양의 중심부인 대동문 옆에 평양 종각이 있고, 이 앞의 도로를 종로라 부르는데요

북한에서도 1월 1일 00시에 이 종각에서 타종행사를 진행합니다

 

조선로동당 평양시당위원장, 평양시인민위원장, 도시경영상 등

고위 인사들이 참석하기는 하는데, 이들이 직접 종을 치지는 않고,

색동한복을 입은 종수들이 종을 치면 배경에 서 있는겁니다. 좀 촌스럽고 권위적이죠

 

사회 통제가 그리 심하지 않았던 김일성 시대에만 해도 떠들썩한 분위기는 아니지만

평양 시민들은 종루 근처에 모여들어 종소리를 들으며 새해를 기념했고,

대중교통들도 이날만큼은 새벽까지 운행했었데요

 

그후 김정일 시대에 들어서는 타종행사를 녹화해 1월 1일 뉴스에서 틀어줄 뿐,

일반 대중은 종소리를 들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경향은 김정은 시대에도 한동안 계속되다 2015년 8월 15일,

평양시간 제정 행사를 성대하게 열면서 일반 대중들이 종소리를 다시 직접 들을 수 있게 되었고,

2016년 1월 1일부터 일반 대중들이 타종행사를 구경할 수 있도록 조치했습니다.

 

2019년부터는 아예 김일성광장에서 어용 예술인들을 총동원해

거대한 규모의 정권 찬양을 겸한 신년 기념공연을 펼치면서

여기에 타종행사를 겸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치는 시간이 좀 더 재밌는데요.

일본은 과거 송나라 때의 전통과 똑같이 정말로 108번을 치는데,

이는 앞에서 말한것처럼 백팔번뇌와 관련이 있겠죠.

 

이 때문에 제야의 종 행사 자체가 한국의 것과 비교해서 매우 긴 편인데,

마지막 108번째 타종이 1월 1일 0시에 딱 맞춰지도록 치기 때문에

12월 31일 기준으로 107번 치고 1월 1일 기준으로 1번 치게 됩니다.

제야의 종(除夜의鐘)! 33번을 치는 이유는?

오늘은 제야의 타종은 왜 33번을 치는지,

그리고 또 다른 제야의 종 타종행사와 관련해서도 같이 알아보았는데요.

얼마남지 아니한 올 한해 마무리 잘하시고 내년 을사년 푸른뱀의 해을 맞아

모두 건강하시고 좋은일만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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