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 野談(야담)

사랑방 野談(4)/자식을 못낳는 친구에게 자신의 씨를 줘 낳은 자식이 신언서판이 뛰어나자 그 자식을 내 자식이라며 돌려달라는데~

청하인 2023. 7. 18.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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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野談(4)/자식을 못낳는 친구에게 자신의 씨를 줘 낳은 자식이 

신언서판이 뛰어나자 그 자식을 내 자식이라며 돌려달라는데~

안녕하세요! 오늘은 옛날 선조들이 있었던 사랑방 이야기를 소개하는 4번째 시간으로

오가와 이가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친한 사이인 이들은 친구가 자식이 없어도 씨를 줄만큼 친했으나

씨를 준 아들이 머리가 출충하자 내 아들을 돌려달라고 한 사연에 대해 소개하고자 합니다

사랑방 野談(4)/자식을 못낳는 친구에게 자신의 씨를 줘 낳은 자식이 

신언서판이 뛰어나자 그 자식을 내 자식이라며 돌려달라는데~

오가와 이가는 앞뒷집에 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한 동갑이라서,

어릴 때부터 네집 내집이 따로 없이 형제처럼 함께 뒹굴며 자랐습니다.

 

둘 다 비슷한 시기에 장가를 들었지만 오가 마누라는 가을무 뽑듯이

아들을 쑥쑥 뽑아내는데 뒷집 이가네는 아들이고 딸이고 감감소식이었다고 합니다.

의원을 찾아 온갖 약을 지어 먹었지만 백약이 무효였데요.

설이 다가오자 두사람은 대목장을 보러갔는데요.

오가는 설준비로 아이들 신발도 사고,

아이들이 뚫어놓은 문에 새로 바를 창호지 사는 걸 이가는 부럽게 바라봤습니다.

 

대목장을 다 본 두사람은 대폿집에 들러 거하게 탁배기잔을 나누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앞집 오가네 아들 셋은 동구 밖까지 나와 아버지 보따리를 나눠들고

집으로 들어가 떠들썩하게 자기 신발을 신어보고 야단인데 뒷집 이가네는 적막강산이겠죠.

제수를 부엌에 던진 이가는 창호를 손으로 뜯으며

“이놈의 문은 3년이 가도 5년이 가도 구멍 하나 안 나니…”라고 소리치다

그만 발을 뻗치고 울었습니다. 이가 마누라도 부엌에서 앞치마를 흠씬 적셨겠죠.

 

사랑방 野談(4)/자식을 못낳는 친구에게 자신의 씨를 줘 낳은 자식이 

신언서판이 뛰어나자 그 자식을 내 자식이라며 돌려달라는데~

설날은 여자들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날이잖아요.

그믐날 밤에도 한두시간 눈을 붙일까 말까 한 데다,

설날은 꼭두새벽부터 차례상 차린다, 세배꾼들 상 차린다,

친척들 술상 차린다는 둥 이러한 일로 정신이 없습니다.

설날 저녁, 주막에서는 동네 남정네들의 윷판이 벌어지는데요.

이가는 오가를 뒷방으로 끌고 가 호젓이 단둘이서 술상을 마주했습니다.

그때, 이가가 오가의 손을 두손으로 덥석 잡고 애원했다는데 과연 뭘까요?

 

“내 청을 뿌리치지 말게.”

“무슨 일인가, 자네를 위한 일이라면 살인 빼고는 무엇이든 하겠네.”

이가가 오가의 귀에 대고 소곤거리자 오가는 화들짝 놀라 손을 저으며 말했습니다.

 

“그건 안돼, 그건 안되네.”

그러자 이가는 울상이 돼 말했습니다

“이 사람아, 하루 이틀에 나온 생각이 아닐세. 천지신명과 자네와 나,

이렇게 셋만이 아는 일. 내가 불쌍하지도 않은가.”

 

이가는 통사정을 하고 오가는 고개를 푹 숙이고 있다가 연거푸 동동주 석잔을 들이켰습니다.

밤은 깊어 삼경인데 피곤에 절어 이가 마누라는 안방에서 곯아 떨어졌습니다.

 

안방 문을 열고 슬며시 들어와 옷을 벗고

이가 마누라를 껴안은 사람은 이가가 아니라 오가였습니다.

확 풍기는 술냄새에 고개를 돌리고 잠에 취해 비몽사몽 간에 고쟁이도 안 벗은 채

이가 마누라는 다리를 벌리고 일을 치렀습니다.

이가 마누라가 다시 깊은 잠 속으로 빠진 걸 보고 오가는 슬며시

안방에서 빠져 나오고 이가가 들어갔다.

모심을 무렵 이가 마누라는 입덧을 하더니 추수가 끝나자

달덩이 같은 아들을 낳았습니다. 이가 마누라는 감격에 겨워 흐느껴 울기까지 했겠죠.

 

요녀석이 자라면서 신언서판이 뛰어났는데요. 오가는 틈만 나면 담 너머로 이가 아들을 물끄러미 쳐다봤습니다.

오가가 어느날 서당에 들렀더니 훈장은 출타하고,

일곱살 난 이가 아들이 훈장을 대신해서, 학동들에게 소학을 가르치고 있었습니다.

학동들 사이엔 열살, 열두살, 열다섯살인 오가 아들 셋도 끼어 있었습니다.

 

사랑방 野談(4)/자식을 못낳는 친구에게 자신의 씨를 줘 낳은 자식이 

신언서판이 뛰어나자 그 자식을 내 자식이라며 돌려달라는데~

어느날 이가와 오가가 장에 가는데, 길에서 만난 훈장이 이가를 보고 “아들이 천재요,

내년엔 초시를 보도록 합시다.”라고 말했는데요

 

이말을 들은 오가는 속이 뒤집혔겠죠. 며칠 후 오가가 이가를 데리고

주막에 가서 벌컥벌컥 술을 마시더니 느닷없이 말했습니다.

“내 아들, 돌려주게.”

단호하게 쏜 한마디가 비수처럼 이가의 가슴에 꽂혔습니다.

몇날 며칠을 두고 둘은 멱살잡이를 하다가 술잔을 놓고 밤새도록 말다툼을 하다가

마침내 사또 앞까지 가는 송사가 됐는데요

 

오가는 천륜을 앞세우고 이가는 약조를 앞세우며 서로 한치도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사또도 선뜻 결정할 수가 없는 일이었답니다. 사또가 이가 아들을 데려오게 했구요.

자초지종을 다 얘기하고 나서 사또가 물었습니다.

“네 생각은 어떠냐?”

일곱살 그 녀석은 하늘을 쳐다보고 눈물을 훔치더니 말했는데요.

 

“지난봄에 모심기 할 때 앞집에서 모가 모자라 우리 집 남는 모를 얻어가 심었습니다.

가을 추수할 때 우리 집에서는 앞집에 대고

우리 모를 심어 추수한 나락을 내놓으라 하지 않았습니다.”

정말 명대답이죠.. 아이가 어떻게 이런 대답을 할수 있을까요

아이의 말이 끝나자마자 사또는 큰소리로 말했습니다.

 

“재판 끝! 오가는 듣거라, 앞으로 두번 다시 그런 헛소리를 할 땐 곤장을 각오하라.”

“아버지, 집으로 갑시다.”

아들의 손을 잡고 집으로 가며 이가는 눈물이 앞을 가려 몇번이나 걸음을 멈췄답니다

사랑방 野談(4)/자식을 못낳는 친구에게 자신의 씨를 줘 낳은 자식이 

신언서판이 뛰어나자 그 자식을 내 자식이라며 돌려달라는데~

오늘은 친구가 자식이 없어도 씨를 줄만큼 친했으나

씨를 준 아들이 머리가 출충하자 180도 돌변하여 내 아들을 돌려달라고

한 사연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사람이 이렇게 변하면 안되겠죠.

끝까지 봐 주셔서 감사하구요. 구독도 꼭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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