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 野談(야담)

사랑방 野談(3)/가난한 농부가 120년 산삼을 캐 딸을 시집보낼려는데~

청하인 2023. 7. 3.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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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野談(3)/가난한 농부가 120년 산삼을 캐 딸을 시집보낼려는데~

안녕하세요! 오늘은 옛날 선조들이 있었던 사랑방 이야기를 소개하는

3번째 시간으로 가난한 나뭇꾼 박씨는 돈이 없이 딸을 시집보내지 못하다가

120년 묵은 산삼을 캐 딸을 시집보낼려고 했는데요

폐병으로 다 죽어가는 허골이란 인간이 산삼을 구경하는 척 하다가

입안에 쏙 틀어넣어버렸으나 나뭇꾼 용서를 해주자 산삼을 먹고 건강을 회복하여

장삿꾼으로 뛰어들어 거상이 딸과 결혼을 하여 나뭇꾼도

드디어 부자가 된 사연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사랑방 野談(3)/가난한 농부가 120년 산삼을 캐 딸을 시집보낼려는데~

그럼 지금부터 사연을 전해드리겠습니다

나무꾼 박씨는 걱정이 태산이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혼기를 앞둔 자식이 있으면 언제나 걱정이죠.

박씨도 혼기를 한참이나 넘긴 딸이, 올해는 가겠지 했는데,

또 한해가 속절없이 흘러 딸애는 또 한살 더 먹어 스물아홉이 되었습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딸년 탓이 아니라 가난 탓이라고도 할수 있죠.

일년 열두달 명절과 폭우가 쏟아지는 날을 빼고는, 하루도 빠짐없이 산에 올라

나무를 베서 장에 내다 팔지만, 세식구 입에 풀칠하기도 바쁘답니다.

가끔씩 매파가 와서 중매를 서지만,

혼수 흉내낼 돈도 없어 한숨만 토하다 보낸 적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세상에 법 없어도 살아갈 착한 박씨는, 한평생 배운 것이라고는 나무장사뿐인데,

요즘은 몸도 젊은 시절과 달라 나뭇짐도 점점 작아진답니다.

눈이 펄펄 오는 어느날, 그는 지게에 도끼와 톱을 얹고

어느날과 다름없이 산으로 갔습니다.

화력 좋은 굴참나무를 찾아 헤매던 박씨는 갑자기 털썩 주저앉았는데요.

새하얀 눈 위로 새빨간 산삼 열매가 보석처럼 반짝였습니다.

박씨가 120년 묵은 산삼 한뿌리를 캤다는 소문은

금방 퍼져 저잣거리의 약재상이 찾아왔습니다.

“박씨, 산삼을 들고 주막으로 가세. 천석꾼 부자 황참봉이 기다리고 있네.”

박씨는 이끼로 싼 산삼을 보자기에 싸들고,

약재상을 따라 저잣거리 주막으로 갔습니다.

 

사랑방 野談(3)/가난한 농부가 120년 산삼을 캐 딸을 시집보낼려는데~

황참봉과 그의 수하들이 술상을 차려놓고 박씨를 기다리고 있었고요,

주막을 제집처럼 여기는 놀음꾼들, 껄렁패들도 산삼을 구경하려고 몰려들었습니다.

마침내 박씨가 보자기를 풀자 120년생 동자산삼이 그 모습을 드러냈겠죠.

와~ 모두가 탄성을 지를 때, 누군가 번개처럼 산삼을 낚아채더니

와그작 와그작 씹어먹는 것이 아닌가요.

순간 주막은 아수라장이 되었습니다.

황참봉의 수하들이 산삼도둑의 멱살을 잡아 올려보니,

폐병으로 콜록콜록 하는 놀음쟁이 허골이었습니다.

제대로 놀음판에 끼지도 못하고, 뒷전에서 심부름이나 하고 고리나 뜯으며,

집도 절도 없는 젊은 놈팡이 허골은 코피가 터지고,

입술은 당나발처럼 부어오른 채 황참봉 수하들에 의해 방바닥에 구겨져 있었습니다.

 

“이놈을 포박해서 우리 집으로 끌고 가렸다. 이놈의 배를 갈라 산삼을 끄집어 낼 테다.”

황참봉의 일갈에 허골은 사색이 되었겠죠. 바로 그때 박씨가 나섰는데요.

“참봉어른, 아직까지 허골의 뱃속에 있는 그 산삼은 제것입니다요.

이놈의 배를 째든지 통째로 삶든지 제가 하겠습니다.”

사랑방 野談(3)/가난한 농부가 120년 산삼을 캐 딸을 시집보낼려는데~

듣고보니 황참봉도 할 말이 없었습니다.

박씨는 허골을 데리고 나와 언덕마루에서 그를 풀어줬습니다.

눈발 속으로 허골이 사라진 후 아무도 그를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박씨는 막걸리 한사발을 마시며 크게 한숨을 토했는데요.

“그걸 팔아 딸애 시집보내려 했는데…

배를 짼들 산삼이 멀쩡할까, 내 팔자에 웬 그런 복이….”

 

3년의 세월이 흐른 어느 봄날,

예나 다름없이 박씨가 나뭇짐을 지고 산을 내려와 집마당으로 들어오니

갓을 쓰고 비단두루마기를 입은 젊은이가 넙죽 절을 하는 게 아닌가요.

도대체 누군가 했는데 “소인 허골입니다.”

피골이 상접했던 모습은 어디 가고 얼굴에 살이 오르고

어깨가 떡 벌어져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습니다.

 

허골은 산삼을 먹고 폐병이 완치돼, 마포나루터에 진을 치고

장사판에 뛰어들어 거상이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꽃 피고 새 우는 화창한 봄날, 허골과 박씨 딸이 혼례를 올렸습니다.

사랑방 野談(3)/가난한 농부가 120년 산삼을 캐 딸을 시집보낼려는데~

박씨는 더 이상 나무지게를 지지 않고 저잣거리 대궐 같은 기와집에

하인을 두고 살았다는 이야기입니다.

 

누구나 순간적으로 너무 절망하지 말고 열심히 살다보면 때가 오는법인가 보네요

끝까지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구독도 꼭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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