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한마디가 화를 부른다는 말, 시발노무색기(始發奴無色旗)~~
우리 민족의 역사만큼이나, 옛사람들이 남긴 이야기 속에는
지금 들어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교훈들이 참 많습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우리가 흔히 욕으로만 알고 있는 말, 바로 始發奴無色旗,
시발노무색기라는 말의 유래에 대해 차근차근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여러분, 혹시 “시발노무색기”라는 말, 들어보시면 어떠십니까?
대부분은 깜짝 놀라실 겁니다.
“아니, 아침부터 무슨 욕이냐” 하고 말이지요.
그래서 먼저 이렇게 말씀드리고 시작하겠습니다.
“놀라게 해드려서 죄송합니다.
그런데 이 ‘시발노무색기’라는 말은 욕이 아니라,
중국에서 전해 내려오는 고사성어입니다.”
즉, 이 말은 아무 말이나 지어낸 것이 아니라
옛 중국 이야기 속에서 나온 하나의 교훈이라는 뜻입니다.

이 이야기는 중국의 아주 오래된 상고시대, 삼황오제(三皇五帝) 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삼황오제란 아시다시피 중국 사람들 생활 속에 깊이 뿌리내린 전설적인 옛 임금들을 말하는데요,
역사책에도 나오고, 그림에도 등장하는 인물들입니다.
그중 오늘 이야기의 중심 인물은 주역을 만들어
세상의 길흉화복을 살폈다고 전해지는 복희라는 인물입니다.
삼황에는 주역을 만들었다는 복희, 농경과 의술을 열었다는 신농,
인류를 낳았다는 여와 등 여러 설이 있고, 오제에는 황제, 전욱, 제곡, 요, 순을 꼽기도 합니다.
이 부분은 설이 여러 가지라 오늘은 이 정도만 알고 넘어가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 인물들이 실제 존재했는지 여부를 떠나 그 시대 사람들이
어떤 생각으로 세상을 바라봤는지를 잘 보여준다는 점입니다.

말 한마디가 화를 부른다는 말, 시발노무색기(始發奴無色旗)~~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시발노무색기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이 말은 흔히
✔ 규칙을 지키지 않는 사람,
✔ 자기 멋대로 행동하는 사람,
✔ 남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을 보고 쓰는 말입니다.
다시 말해, “뭘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혼자 나서서 일을 망치는 사람”을 가리키는 표현입니다.
한자를 하나씩 풀어보면 이렇습니다.
始 시작할 시, 發 일어날 발, 奴 노비 노, 無 없을 무, 色 색 색, 旗 깃발 기,
어렵지 않은 글자들이지요.
그런데 이 말의 유래가 아주 흥미로운 이야기에서 나옵니다.
복희가 중국을 다스리던 시절, 태백산 근처에 시발현(始發縣)이라는 마을이 있었습니다.
이곳에 어느 날 무서운 돌림병이 돌기 시작합니다.
병이 퍼지면서 사람들이 속수무책으로 쓰러지고, 마을 전체가 큰 위기에 빠지게 됩니다.
이 소식을 들은 복희는 그냥 넘길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직접 시발현으로 찾아갑니다.

복희는 황하의 물이 시작된다는 뜻을 가진 시발현에서 전염병을 없애 달라며
정성을 다해 하늘에 기도를 올립니다.
그렇게 사흘째 되던 밤, 갑자기 거센 바람이 불더니 성난 노인 하나가 나타납니다.
그 노인은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태백산의 자연신이다.
이 마을 사람들은 곡식을 거두고도 자연에 감사하지 않았고,
제사도 지내지 않았다. 그래서 벌을 내린 것이다.
집집마다 피를 보지 않으면 나는 절대 돌아가지 않겠다.”
그리고는 홀연히 사라집니다.
이 말을 들은 복희는 마을 사람들에게 이렇게 일렀습니다.
“각 집마다 짐승의 피로 붉게 물들인 깃발을 대문 앞에 걸어 두도록 하라.”
그러자 마을 사람들은 모두 복희의 말대로 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깁니다.
시발현의 관청에 딸린 노비 한 사람이 자기 나름대로 생각을 한 것입니다.
“귀신이라는 건 깨끗한 걸 싫어한다고 하지 않나?
그렇다면 나는 피를 묻히지 않은 깃발을 걸어야겠다.”
그래서 이 노비는 자기 집에만 색깔 없는 깃발, 즉 무색기(無色旗)를 걸어 둡니다.

말 한마디가 화를 부른다는 말, 시발노무색기(始發奴無色旗)~~
그날 밤, 복희가 다시 기도를 드리는데 며칠 전 나타났던
그 자연신이 또다시 나타나 몹시 노합니다.
“이 마을 사람들은 모두 정성을 보여 물러가려 했는데, 한 놈이 나를 우롱했다.
나는 이번엔 전염병을 거두지 않겠다.”
그 다음 날부터 전염병은 오히려 더 심해졌고, 마을 사람들은 더 큰 피해를 입게 됩니다.
이에 복희는 탄식하며 말합니다.
“시발현의 한 노비가 색깔 없는 깃발을 걸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나온 말이 바로 시발노무색기(始發奴無色旗)입니다.
정리해 보면 이렇습니다.
시발노(始發奴) : 시발현의 노비
무색기(無色旗) : 색깔 없는 깃발
이 둘을 합쳐 시발노무색기가 된 것입니다.
결국, 노비 한 사람의 경솔한 행동 때문에 마을 전체가 더 큰 화를 입은 셈입니다.

말 한마디가 화를 부른다는 말, 시발노무색기(始發奴無色旗)~~
그래서 이 말은 ✔ 자기 멋대로 행동해 ✔ 공동체에 피해를 주는 사람,
✔ 상황도 모르고 나서는 사람을 경계하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살다 보면 조직이나 단체 안에서 이런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말 한마디, 행동 하나 때문에 전체가 욕을 먹고, 큰 곤란을 겪는 경우 말입니다.
특히 정치판을 보면 이 고사성어의 교훈이 더 실감나게 다가옵니다.
국민의 뜻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자기 멋대로 해석하고,
그에 반하는 말과 행동을 하는 사람들, 이들이야말로 시발노무색기의 교훈을
다시 새겨야 할 사람들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오늘날 이 말은 본래 의미를 잃고 거친 욕설로만 쓰이고 있지만, 그 뿌리를 들여다보면
사람 사는 세상의 이치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개인 간의 관계에서는 피하면 그만이지만,
조직 안에서 이런 사람이 생기면 정말 큰 고생을 하게 됩니다.
자칫하면 조직 전체를 무너뜨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자기 생각과 소신을 갖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금 이 말과 행동이 과연 이 자리와
이 상황에 맞는가를 한 번 더 돌아보는 지혜일 것입니다.
혹시 우리 자신은 ‘시발노무색기’ 같은 행동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한 번쯤 스스로를 돌아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말 한마디가 화를 부른다는 말, 시발노무색기(始發奴無色旗)~~
어때요. 그럴사 한가요.
다음에 또 재밌는 이야기로 여러분을 찾아뵙겠습니다
끝까지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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