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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野談(15). 왈패들의 등살에 못이겨 기둥서방까지 뒀으나 끝내 기둥서방은~

sandda 2025. 6. 24.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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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왈패들의 등살에 못이겨 기둥서방까지 뒀으나 끝내 기둥서방은~

안녕하세요! 예로부터 전해오는 주막집에 얽힌 이야기,

오늘은 청풍 나루터 주모가 왈패들의 등살에 못이겨

기둥서방까지 맞아들인 사연을 알아보고자 합니다 

여러분! 옛날이나 지금이나 주모나 술집을 운영할려면

기둥서방이 필요하다는 말을 많이 하게 되죠.

이유인즉 주로 과부나 여자 혼자사시는분들이 이러한 장사를 많이 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 야담도 옛날 주막집에서 주모를 하면서 어쩔수 없이

기둥서방을 맞이한 경우인데요. 옛날로 한번 거슬러 올라가보겠습니다

 왈패들의 등살에 못이겨 기둥서방까지 뒀으나 끝내 기둥서방은~

그동안 주막집 운영을 해온 주모가 갈림길에 섰습니다.

기둥서방을 들일 건가 말 건가? 서로 장단점이 있다는 걸 주모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장점은 이래저래 말이 많지만 대충 이렇죠.

사람들이 과부라고 깔보지 않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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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장수고 갓장수고, 늙은 놈이나 젊은 놈이나, 양반이나 상것이나 노소귀천을 가리지 않고,

양물을 찬 놈들은 과부 치마 벗길 궁리만 하게 됩니다.

하기야 그런 과부 때문에

일부러 주막집을 찾는 남성들로 많다는건 부정할수 없는 사실이죠

 

어떤 남성들은 술에 취해서 주막이 파한 후에 안방으로 쳐들어오고요,

또 어떤 남성들은 곰방대에 불 붙인다며 부엌에 들어와

술상 차리는 주모의 치마 밑으로 손도 넣는답니다

이런저런 별별 꼴을 다 당한 주모로서는 든든한 기둥서방이라도 있으면

이런 꼴은 당하지 않는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었죠.

 

그뿐만이 아닙니다. 술 처먹고 밥 쳐먹고 나서는,

돈 없다고 치부책에 외상 달아놓으라고 뻔뻔스럽게 나오는 놈들도 부지기수랍니다.

 

심지어 해가 바뀐 외상도 갚을 생각을 하지 않는 놈들도,

어깨가 떡 벌어진 기둥서방이 치부책을 코앞에 펼치면

전대를 풀든가 물납이라도 한답니다.

 

국밥을 한참 먹다가 제 머리카락을 국밥 속에 넣고

고래고래 소리치며 새 국밥 가져오라 떼쓰는 놈,

술 두잔을 따르니 호리병이 바닥났다고 깽판치는 놈들도

기둥서방의 고함에 쑥 들어가게 마련입니다

 

그 외에 장작도 패고 구석구석 소제도 하고 지붕 고치는 것도

기둥서방 몫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물론 이런 장점이 있지만 단점도 만만찮다고 합니다.

주막집 주모의 빼놓을 수 없는 재미는 임도 보고 뽕도 따는 것인데요.

바로 하룻밤 운우의 정을 나누고 해웃값도 챙기는 것을 한번 상상해 보세요.

 

온종일 눈물 흘리며 아궁이에 불 지펴 국 끓이고 밥해 상 차려내고,

고두밥 쪄서 누룩과 버무려 탁배기 걸러내 팔아도

늦은 밤 호롱불 아래서 계산을 해보면 별것이 없다고 하네요.

 

땀 흘린 품값을 제쳐 놓더라도 매상고에서 재료비를 빼고 나면 한숨만 나옵니다.

그런데 남정네와 하룻밤 자고 나면 재미는 재미대로 보고

재료비 한푼 안 들어간 해웃값은 고스란히 알돈이잖아요.

 

허나 기둥서방이라고 들여놓으면 그 짓을 할 수 없다는 겁니다.

또 하나, 기둥서방은 기둥서방일 뿐인데 이게 주인행세를 하며

친구들을 데려와 공짜 술을 주거나 돈통에 손을 대기도 하는것도 걱정입니다.

 왈패들의 등살에 못이겨 기둥서방까지 뒀으나 끝내 기둥서방은~

어느날, 청풍 나루터 주막. 서른

아홉살 주모는 아직도 박가분을 바르면 눈 밑의 잔주름을 감추고

처녀까지는 몰라도 청상과부 행세는 할 수 있죠

 

그런데 지난해 한해 전에 왈패들 등쌀에 못 이겨,

결국 홀아비 마 서방을 기둥서방으로 맞아들였습니다.

 

지난 단옷날, 씨름판에서 황소를 타고, 친구들과 함께 주막으로 들이닥쳐

술 한독을 다 비우고 호탕하게 웃어 젖히는 게 너무 멋있었어요

 

그래서, 주모가 먼저 꼬리를 쳐서 마 서방을 안방으로 끌어들여 호롱불을 껐습니다.

그 큰 덩치로 꾹꾹 누르는 통에 주모는 세번이나 숨이 넘어갔다고 합니다.

이튿날부터 마 서방이 안방을 차지하고 가끔 문을 열고 큰기침을 하니

조무래기 왈패들이 얼씬도 못했다네요.

 

마 서방은 부러진 평상 다리도 고치고, 수챗구멍도 치우고,

밤이면 주모를 기절시키는 것도 잊지 않았겠죠.

 

이렇게 여섯달을 착한 기둥서방으로 보내더니 여섯달이 지나자

저잣거리 건달생활이 그리웠던지 주막을 나가 쏘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노름판에 매달려 열흘씩 집을 비우고 가뭄에 콩 나듯이

주막으로 와도 곤드레만드레 쓰러져 코를 골아,

부엌에서 뒷물하고 온 주모를 뚜껑 열리게 했습니다.

심지어 외상값 받아서 노름판으로 직행하는 일도 흔하게 생겼습니다.

 왈패들의 등살에 못이겨 기둥서방까지 뒀으나 끝내 기둥서방은~

어느날, 마 서방이 타지로 원정도박을 갔다가

보름 만에 주막으로 돌아올 때 새벽닭이 울었습니다.

 

안방 문을 열자 주모는 발가벗은 채 이불로 몸을 감쌌고,

어떤 놈이 옷을 옆구리에 찬 채 튀는 걸 마 서방이 낚아챘습니다.

불을 켜고 보니 그놈은 바로 약재상을 하는 부자 홍 첨지였습니다.

 

그러자 마 서방과 홍 첨지가 탁배기를 주고받으며 흥정을 시작했는데요.

홍 첨지가 백냥부터 시작해 천냥까지 올렸으나

마 서방은 팔자를 고치겠다는 듯이 삼천냥을 요구했습니다.

결국 세사람은 사또 앞에 서게 됐습니다.

주모가 ‘친정아버지 보증빚 갚으려고 허리띠를 졸라매는데

기둥서방은 외상값을 받아 노름판에 간다’고 눈물을 흘리며 하소연한 게 먹혀들었습니다

 

사또의 판결은 정말 명판결이었는데요.

“기둥서방의 본분을 망각한 마 서방은 홍 첨지의 멱살을 잡을 권한이 없다.

주모로부터 기둥서방 직책에서 해고됐으니 앞으로 주막 출입을 금한다.

그리고 홍 첨지는 주모에게 해웃값으로 천냥을 지불하라!”

 

결국 요즘말로 이혼과 동시에 주막출입도 금지조치를 한 셈이죠.

기둥서방 구실은 하지 않은채 엉뚱한 잿밥에만 관심을 갖다가

결국 둘다 놓친 결과를 가져왔답니다

 왈패들의 등살에 못이겨 기둥서방까지 뒀으나 끝내 기둥서방은~

오늘은 과부 주모가 왈패들의 등쌀에 못이겨 기둥서방을 들였으나

그 놈이 기둥서방 노릇은 않고 주모를 겁탈한 놈과 돈을 놓고 흥정하다가

사또한데 불려가 이혼당한 사연을 소개해 드렸는데요

 

끝까지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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