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한말 최고의 비선실세. 난세가 낳은 풍운녀 나합(羅閤)은?
오늘은 구한말 기생출신 최고의 비선실세, 난세가 낳은 풍운녀
나합(羅閤)이라는 여인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여러분! 현대에 와서 비선 최고의 실세라면 생각나는분 있죠.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으로 까지 몰고간 비선라인인데
조선후기에도 이런 기생출신 비선실세가 있었답니다
바로 나합(羅閤)이라는 여인인데요.
그녀는 전남 나주 영산포 삼영동에서 태어난
양씨성의 여자아이로 너무도 아름다웠답니다.
여자아이는 춤과 소리를 배워기녀가 됐는데요.
그러다 조선말에 영의정을 세 번이나 지낸 김좌근(金左根 1797~1869)의
눈에 띄어 한양으로 올라가 애첩이 되었다고 합니다

대략 김좌근의 애첩이 된 사연도 한번 알아볼까요
나라를 기울게 할 정도면 어디 외모만 예뻤을까요?
모든 것이 남자를 홀릴정도로 대단했을 것이죠.
나합의 미모는 남달랐습니다. 어찌나 예쁘던지
어린 나합이 지나가면 사람들은 넋을 놓고 쳐다보았답니다.
그녀의 집은 영산마을 건너 어장촌(漁場村) 근처에 있었는데요.
어장촌은 영산강과 연결돼 있던 포구 마을로,
나합은 처녀시절 도내기샘에서 물을 긷고 살림살이를 씻었습니다.
그러자 그녀를 본 남자들은 으레 상사병에 걸렸데요.

구한말 최고의 비선실세. 난세가 낳은 풍운녀 나합(羅閤)은?
나주 영산포 일대에서 불러지던 “나주 영산 도내기샘에 상추 씻는 저 큰 애기,
속잎일랑 네가 먹고, 겉잎일랑 활활 씻어 나를 주소”라는
민요는 나합을 주인공으로 한 것이랍니다.
아름다운 여인을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은 남정네들의 욕망이 담겨 있죠.
상추의 잎을 속옷과 겉옷으로 비유하고 먹는 것을 정사(情事)로 은유한,
이중어의(二重語義)적 남녀상열지사 (男女相悅之辭)라 할 수 있습니다.
그때 마침 영의정이었던 김좌근이 나주에 내려왔다가 그녀를 보게 되었는데요.
김좌근이 그녀을 보는 순간 한눈에 반해 그녀를 한양으로
그녀를 데려가 첩을 삼았다는 이야깁니다.

또, 그녀는 지략과 술수가 많은 데다 인사성도 빨라
그 독(毒)에 빠져든 김좌근은 이 여인과 함께 국정을 논하는 상황이 되었다네요.
기생이라는 점을 빼면 최순실사건과도 많이 닮은 꼴이죠
황현의 <매천야록>에 보면 그녀의 손에서 수령(首領 : 한 당파나 무리의 우두 머리)과
방백(方伯: 관찰 사, 요즘의 도지사)들이 많이 나왔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사리에 어둡고 어리석어 국가에 큰 해악을 끼친 임금이라서 암군으로 꼽히는
순조, 헌종, 철종 3대에 걸쳐 6조 판서를 섭렵하였고요
영의정을 세 차례나 지낸 김좌근을 손아귀에 넣을 만큼 절대권력을 휘두른
요망한 여인으로 남편 몰래 빈객들과 간통을 하기도 했습니다.

파락호 시절에는 흥선군 이하응(李昰應)조차 김좌근의 도움을 청하러 갔다가
옆에 있는 첩에게 큰절을 올렸다고 할 정도로 그녀의 힘은 하늘을 찌를 정도였다고 합니다.
아첨배들은 이 여인을 삼정승에게나 붙이는 존칭인 합하(閤下)라는 존칭을 사용하였는데요
나주 출신 합하라 하여 그녀를 나합이라고 불렀답니다. 즉, 나주와 합하를 합쳐서 부른말이죠
뜻으로나 예우로나 요즘의 각하(閣下)격인데, 아무리 세도 정승의 첩이라도
일개 기생 출신 천첩에게 ‘합하’는 좀 과한 것 아니었나요
그래서, 뒷전에선 그녀를 ‘나주 조개’라고 비아냥대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구한말 최고의 비선실세. 난세가 낳은 풍운녀 나합(羅閤)은?
예전부터 조개라는 단어가 여성들을 성적으로 비하하는
좋지 않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지만 조개는 조가비가 같은 짝이어야만
빈틈이 없이 꽉 맞기에 다른 짝을 넘보지 않는 생물로 비유된다네요.
조가비는 서로 다른 조가비를 짝으로 해 물려보면 아귀가 맞지 않고 틀어집니다.
나합은 자신이 말한 대로 중년 이후에는
김좌근만 섬기면서 잘 살았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나합은 자신을 낮춰서 ‘조개’라 했지만, 사실 조개는 일부일처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나합의 합(閤)은 대궐을 가리키기도 하고
양반집 대문 양쪽의 늘어서 있는 작은 문간방을 뜻하기도 합니다.
합부인이 된 나주 나합은 김좌근의 권세를 자신의 힘으로 사용했습니다.
지방수령 임명을 좌지우지 하는건 말할 필요도 없었고
그 위세는 갈수록 기고만장해 졌습니다

어느날, 대청에 앉아 한양을 내려다보고 싶다며 시야를 가리고 있는
아래채와 집 앞의 민가들을 허물어줄 것을 요청했다네요.
그러자 나합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한 김좌근은
아래채의 네 기둥을 조금씩 잘라내 낮게 만들었고요.
또 풍경을 가리고 있는 집 앞쪽의 민가 몇 채를 사들여 허물었습니다.
나합의 위세가 그대로 드러난 예라고 할수 있죠.
나합은 당대 최고 권력자의 위세를 업고 매관매직 등
국정농단으로 엄청난 돈을 긁어모은 탓에 평판이 나빴지만
나주 사람들에겐 구세주였다고 합니다.
전국이 혹독한 세금과 기근으로 허덕일 때 나합이 김좌근을 구슬려
나주 지방에 구휼미(救恤米)를 풀었기 때문이랍니다.

나주 사람들은 관아 터에
김좌근을 칭송하는 공덕비(영의정 김공 좌근 영세불망비)도 세웠는데요.
과거 공덕비 건립을 금하도록 왕에게 건의까지 했던 자가
자신의 공덕비는 세운격이죠
옛날이나 지금이나 왕이 어리거나 무능하면 권력과 돈을 거머쥐려고
설치는 자들이 측근에 들끓게 마련인데요.
삼정이 문란했던 그 시절,
탐관오리들은 군역을 내지 못해 도망친 사람의 군포를
이웃에게 부과하는 인족침징(隣族侵徵),
젖먹이 어린애까지 군적에 올려 세금을 내게 하는 황구첨정(黃口簽丁),
죽은 사람을 군적에 올려놓고 세금을 받아내는 백골징포(白骨徵布) 등으로
잇속 챙기기에 바빴던 시절이었습니다
할수없이 무지렁이 백성들은 고향을 떠나 유랑하거나 도둑이 되었습니다

구한말 최고의 비선실세. 난세가 낳은 풍운녀 나합(羅閤)은?
그러나 달도 차면 기운다고 했던가?
기녀의 신분에서 합하로 소쿠리 비행기를 타던 나합도
1863년 고종의 등극과 이하응의 대원군 집정으로 몰락한
김좌근과 함께 날개를 접어야 했습니다.
고종의 섭정이 된 신정왕후 조대비는 나합에게 닷새 안에
고향으로 돌아가도록 명령했습니다.
그 틈에 대원군은 조대비의 명령을 철회하도록 해 주겠다며
고종의 결혼 비용으로 10만 냥,
경복궁 중건비로 10만 냥씩의 거액을 뜯어 갔다고 한데요.
참 대단한 술수와 배짱이죠.

그러던 어느날, 몰락한 왕족으로 ‘상갓집 개’ 취급을 당하며
건달 생활을 하던 이하응이 어느 날 술집에서
한 무관에게 뺨을 얻어맞은 일이 있었습니다.
기생 춘홍(春紅)의 집에서 추태를 부리다 옆자리의
금군별장(禁軍別將) 이장렴(李章濂)과 시비가 붙었는데요.
이하응이 “그래도 내가 왕족인데 일개 무관이 무례하다”며 화를 내자,
이장렴은 그의 뺨을 후려치면서 “왕실의 종친이면 체통을 지켜야지
외상술이나 마시며 왕실을 더럽혀야 되겠소?”라고 호통을 쳤데요.
뺨을 맞고도 할 말이 없어진 이하응은 하릴없이 술집을 떠났습니다.
그러자 뒷날 섭정이 된 대원군이 이장렴을 운현궁으로 불렀습니다.

살아 돌아오지 못할 것 같아 유언장까지 써 놓고 간 그에게 대원군이
“자네는 이 자리에서도 내 뺨을 때릴 수 있겠는가? 하고 물었습니다.
장렴은 ”대감께서 그때와 같은 행동을 하신다면 이 장렴의 손을
장렴의 마음이 누르지 못할 것입니다“라고 대답했었습니다.
그러자 대원군은 ”오늘 좋은 인재를 한 사람 얻었다“고 무릎을 치면서
장렴에게 극진히 술대접을 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 이장렴이 돌아갈 때 대원군은 하인들에게
“금위대장(禁衛大將)이 나가시니 앞을 물리고 중문으로 모셔라”고 일렀습니다.
한양을 지키는 금위영의 수장 자리를 즉석에서 구두 임명한 것입니다.
금위대장은 무반으로는 가장 높은 지위인 종2품으로
오늘날 수도방위사령관쯤 되는 자리랍니다.
잘못을 빌고 살려달라고 애걸하는 대신 의기와 지조를 지킨 덕분에
장렴은 목숨도 건지고 무장 최고의 지위에까지 올랐습니다.

구한말 최고의 비선실세. 난세가 낳은 풍운녀 나합(羅閤)은?
여러분 어떻습니까? 기생의 기고만장한 권력도 영원하지는 않고요.
의기와 지조를 지킨사람은 목숨도 건지고
최고의 지위에 까지도 오를수가 있다는 걸 잘 보셨지요
그런데 요즘 우리나라 정치 보면 정말 걱정이죠.
권력이 있으면 타협도 협치도 없고
자기가 가진 권리만 부리고 국민은 안중에도 없습니다.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겁니다
우리나라도 하루빨리 나 자신, 개인이나 당파의 이익보다는
국민을 먼저생각하고 챙기는 정치지도자가 나타나길 기대하면서
오늘은 구한말 난세가 낳은 풍운녀 나합(羅閤)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끝까지 시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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