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이 일생(제9화). "내 남자가 되어주세요" 황진이의 파격 제안에 이사종의 반응은?
오늘은 조선전기의 최고기생이자, 조선최고의 여류시인으로 꼽히는 황진이 이야기 제9화로,
선죽교가 내려다보이는 밤,
황진이와 이사종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에 대해 함께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고려의 핏줄을 이어받은 진이는 항상 길재의 시를 되새기며 미래를 꾸몄던 것이죠.
이제 진이가 마련한 집은 그림 같은 풍광이었어요. 자삼동 동쪽 선죽동 선죽교 이웃에 자리 잡았습니다.

행랑방이 두 개씩 붙은 솟을대문과 사랑채로 드나드는 샛문을 따로 갖추고
사랑채와 안채와 별채 사이에 담과 중문을 두었으며
사랑채 뒤쪽으론 대숲을 경계로 사당이 모셔졌거든요.
지체 높은 사대부 집에 비할 바가 아니었으며
진이는 이곳에서 손님을 맞는답니다.
이사종(李士宗)과 계약결혼을 하여 여자노릇을 제대로 해보려는 속내였죠.
이제 마음에 쏙 드는 사내이니 영혼까지 받쳐 사랑을 불태우려는 것이었어요.

화대를 받고 몸을 내줄 때는 돈값을 해주어야 하니 억지로 웃고
상대의 성정에 들도록 몸도 움직여 주어야 하지만 내 남자라고 생각한 상대엔
몸과 마음이 기쁨에 넘쳐 영혼까지 콧노래를 부를 수 있어서였습니다.
이사종과는 관아의 기생시절 풋사랑으로 예비꽃잠(첫날밤)이 있었어요.
그때 진이는 이미 이사종에게 마음을 빼앗겼습니다.
진이가 이사종에게 넋을 잃은 것은 헌헌장부이기도 하지만 소리에 반했기 때문이라네요.

황진이 일생(제9화). "내 남자가 되어주세요" 황진이의 파격 제안에 이사종의 반응은?
이사종은 팔도에서 명실 공히 소리를 제일 잘하는 사내였죠.
몇 십 명이 그와 대결을 청하여도 당당히 응해주었으며 하루 종일도 쉬지 않고
소리를 할 수 있는 풍부한 레퍼토리도 갖고 있었습니다.
그 소리의 매력에 진이의 영혼이 빨려들었는데요.
관기시절 잠시 풋사랑을 나누었으나 못 다한 사랑을 불태우려 하는 것이었죠

그들은 풋사랑을 나누고 헤어질 때 사내는 책임 있는 몸으로
진이는 자유인이 되어 만나자고 약속하였던 겁니다.
지금 진이는 그 약속을 지키려 하는 것이었구요. 이사종은 선전관(宣傳官)이 되었고
진이는 자유인이 되자 계약결혼은 진이가 먼저 제의하였습니다.
이사종은 이게 웬 떡이냐 하고 즉시 승낙을 했을 것이었죠.
사실 이사종은 계획적으로 진이에게 접근하였데요
시·서·화 삼절(三絶)에 가무까지 능통한 진이에게 접근하여 사랑은 물론
기예(技藝)대결도 해보고 싶었던 욕망이 꿈틀댔던 것입니다.

황진이 일생(제9화). "내 남자가 되어주세요" 황진이의 파격 제안에 이사종의 반응은?
그런데 진이가 이사종이 천수원(天壽院)에서 유혹의 노래를 부르고 있을 때
마침 이곳을 지나던 그녀와 인연이 되어 풋사랑을 나눈 후
극적으로 5년 만에 해후하여 일부종사의 사랑을 하는 계약결혼에 들어갔던거에요.
“내가 당신을 서방으로 우리 집에서 3년간 모시겠습니다.
그리고 3년은 서방님 집에 가서 살도록 하렵니다...”
진이의 표정은 절대자에게 맹세코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겠다는 단호하면서도
어미 앞에서는 어리광스럽게 순진한 눈망울을 보이는 젖먹이 같이
순진해 보이기까지 하는 묘한 여인의 얼굴이었어요.
방금 하늘에서 하강한 선인(仙人)의 모습 그대로였죠.
화촉동방은 명월관에서 가장 뒤쪽인 선죽교가 빤히 보이는 별채에 차렸습니다.

이 방을 화촉동방으로 잡으며 아마 정몽주(鄭夢周:1331~1392)의
≪단심가≫(丹心歌)를 떠올렸을 것이죠.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 번 고쳐 죽어/ 백골이 진토 되어 넋이라도 있고 없고/
님 향한 일편단심이야 가실 줄이 이시랴.’이런 내용입니다.
이 시조는 이방원(李芳遠:1367~1422 후에 태종)이
≪하여가≫(何如歌)를 부르며 정몽주를 회유했으나 ≪단심가≫로 일언지하에 거절하고
고려의 충신의 길을 걸었고요. 정몽주는 그 후 선죽교에서 타살 당하였습니다.
진이는 그 선죽교를 바라보며 이사종에게 정조(貞操)를 지키리라 마음먹었을 것이었구요.
이사종은 진이와 풋사랑을 나눈 후 헤어져 한양으로 가 무과에 응시하여 전전관이 되었습니다.

황진이 일생(제9화). "내 남자가 되어주세요" 황진이의 파격 제안에 이사종의 반응은?
3년간 전하의 침소 경호에 공로를 인정받아 외직인 풍덕군 군수로 부임하게된 것이었죠.
후원이 내려다보이는 별채엔 남녀의 뜨거운 호흡이 끊이지 않았고
또 후원엔 봄꽃들이 만발하였습니다.
산철죽·모란·연산홍·자목련,
그리고 나무로는 매화·동백·복사꽃·살구꽃 등이 흐드러지게 되었어요.

진이는 특히 연산홍과 매화꽃을 사랑하였답니다.
지금 진이는 이사종과 뜨거운 살을 섞으면서도 창문너머 후원의 꽃들을 연상하고 있을지 모르죠.
이사종의 뜨거운 호흡이 가파르게 치솟았습니다. “너무 보고 싶었소!
내 영혼은 항상 당신 곁에 있었소!” 진이는 이사종의 뜨거운 사랑이 시작된 것입니다
봄날의 환한 햇살 속에서 뼈를 녹이는 사랑을 나눈 두 사람은 알몸인 채 까슬까슬한 홑이불을 감고
아랫도리가 얼얼한 채 두 손을 꼭 잡고 이야기꽃을 피워나갔습니다.

황진이 일생(제9화). "내 남자가 되어주세요" 황진이의 파격 제안에 이사종의 반응은?
“내가 왜 풍덕군수가 된지 알겠소?”
이사종이 진이의 불두덩에 손을 얹으며 말하였는데요.
“글쎄요! 사내대장부 속내를 어찌 계집이 짐작하겠어요?
더욱이 한양에 계신 서방님의 속내를 머나먼 송동의 진이가 어찌 상상이나 하겠어요!”
이렇게 진이의 반응은 의외로 신통치 않았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갈수록 재미를 더해가죠.
다음 제10화에서는 어떠한 이야기가 벌어질지 기대 하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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