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랑시인 김삿갓(제7화), 한양 선비들, 김삿갓 앞에서 무릎 꿇다!
예로부터 전해오는 민담이나 구비문학을 알아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그 일곱번째 시간으로 放浪詩人 김삿갓 第7話,
김삿갓! 한양 양반네 자제들이 금강산 구경을 와서 천렵을 하는데서
시회를 하는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금강산 80여리를 앞두고 인심좋은 시골 가난한 집에서,
하룻밤 신세는 물론, 그집 안주인이 먹어야 할 죽까지 얻어먹고서는,
주인사나이를 부부금슬로 위로하고, 그날밤을 초라한 그곳에서 보내며
시 한수를 남겨놓고 다음날 떠나는데요.
금강산은 여러분들도 다 아시다시피 독특한 풍경을 자랑하는 산입니다.
물론 학교 다닐때 계절별로 부르는 이름도 달리한다는 것도 다 알고 있잖아요
봄은 마치 앙증맞은 10~20대 아가씨 처럼
수줍은 아름다움으로 치장하여 金剛山(금강산)으로 불리고요,

방랑시인 김삿갓(제7화), 한양 선비들, 김삿갓 앞에서 무릎 꿇다!
여름은 한여름 억세게 자라나는명아주처럼,
생활력이 왕성한 30~40대 여성으로 보아, 逢萊山 (봉래산)이라 부릅니다.
그런가 하면 가을에 불리는 이름은 楓嶽山(풍악산)이라 하는데,
이것은 인생의 산전수전을 모두 겪은 50~60대 할머니들의
아름다운 인생의 행로를 비유한 것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겨울에는 皆骨山(개골산)이라 하는데,
이것은 산의 모습도 늙은 노파의 처지처럼 그좋던 풍경이 어느덧 사라지고,
산골짜기 봉우리마다 바위만 앙상하게 보여서 붙인 이름입니다.
김삿갓이 발길을 더해 갈수록, 금강산의 수려한 본색이 드러나게 되는데요.
김삿갓은 완전히 주위의 경치에 취해 있었습니다.
그러니 자연히 우암 선생의 시가 저절로 읊어졌는데요.

산여운구백 하고 / 운산불능변 이로다
( 山與雲俱白 / 雲山不能辨 )
운귀산독립 하니 / 일만이천봉 이로다.
( 雲歸山獨立 / 一萬二千峯 )
이 시의 의미는, 산도 희고 구름도 희니 산과 구름을 구별할 수 없도다
구름은 흘러가고 산만 홀로 남으니 우뚝 솟은 봉우리가 일만 이천이로다라는 의미입니다
이어서 김삿갓은 술에 취한 듯 곤드레 발길로 산길을 올라갔습니다.
고개를 넘으니, 이름 모를 수려한 봉우리 하나가 앞을 가로막는데,
정면으로 절 지붕이 보이고 그 밑으로 시냇물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시원하게 들려오는 시냇물 소리도 좋거니와, 녹음이 우거진 시냇가에는
뜻밖에도 5~6인으로 보이는 선비들이 모여 앉아 무엇인가를 하고 있었습니다.
순간 김삿갓은 두 눈을 반짝이며 그쪽을 주시했는데요.
"올커니, 천렵을 하는가 보구나. 좋지. 시내에서 물고기를 잡아 매운탕을 하려나? ..
게다가 맑은 소주를 곁들이면 더욱 좋을터, 이야말로 무릉도원에서 신선놀음 아니냐,
어디 한번 가보자."하면서 무슨 볼일이라도 있는듯
쏜살같은 걸음으로 김삿갓은 그쪽으로 달려갔어요
그런데 결국 김삿갓의 추측대로 선비들이 천렵놀이를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냇가에는 솥이 하나 걸려 있는데, 닭을 삶는 구수한 냄새가 회를 동하게 합니다.

방랑시인 김삿갓(제7화), 한양 선비들, 김삿갓 앞에서 무릎 꿇다!
김삿갓은 잘 하면 닭국에 술잔 이라도 얻어 먹을 수 있겠다싶어 신명이 저절로 났습니다.
떡줄사람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몰랐지만 우선 김칫국부터 마신격이었죠
선비들과의 거리가 가까워지자, 김삿갓은 빨리 걷던 걸음을,
점잖을 빼는 양반네 걸음으로 바꿔 걸어갔습니다.
선비들은 모두 여섯 사람이었는데 모두 나이가 이십을 갓 넘어 보였고
옷 차림과 생긴 모습에선 귀티가 감돌고 있었습니다.
"허허, 한양 양반네 자제들이 금강산 구경을 와서 천렵을 하는 모양이군... "
김삿갓이 속으로 이같이 말하며 다가갔지만, 그들은 저마다 주위 경계에 도취한 듯,
아무도 김삿갓의 접근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허험 ! "하고 김삿갓은 우선 헛기침으로 자신의 존재를 그들에게 알렸죠.
돌연한 불청객의 침입에 대해, 그때서야 그들은 비로서 알아차리고서는
일제히 김삿갓 쪽으로 눈총을 쏟더군요.

"참 운치가 있습니다. 어디 명장의 그림이 따로 있습니까 ,
이곳이야 말로 그림속의 풍경 입니다 그려.." 김삿갓은 우선 넉살부터 늘어 놓았습니다.
젊은 선비들은 불쑥 나타난 이 불청객이 마땅치 않은 모양이었겠죠.
그래서 한 사나이가 퉁명스럽게 말을 던지는데요.
"어디를 가는 길이오 ?" 길을 잘못 든 것 아니냐는 물음이었고,
차린 행색으로 보아서 당신이 참례 할 곳이 아니다는 말이기도 하였던 거죠.
그러나 어찌 김삿갓이 이 말뜻을 모르랴!
"발길 닿는대로 가는 나그네가 별달리 갈 곳이 있겠습니까?
젊은 선비들이 이렇게 모여 있는 것을 보니, 마치 시회(詩會)라도 하시는 것 같아
어깨너머로 배울 바라도 있을까 하여 왔소이다." "뭐 시회라고?"
선비들은 자기들끼리 얼굴을 쳐다 보았는데요. 주제꼴을 볼것 같으면 영락없는 걸인인데,
시회를 운운하다니.. 별꼴을 다 본다는 어리둥절한 표정이었습니다.

이번에는 눈꼬리가 위로 치켜진 것으로 보아
성깔깨나 있을성 싶은 사나이가 말참견을 하였는데요.
"당신이 시회를 다 알고 있는 것을 보니 글을 좀 읽은 모양이구료. 어디 한번 읊어 보겠소?"
"예, 운자를 주시면 미약하지만 생각해 보지요."
김삿갓은 커다란 돌멩이를 자리삼아 깔고 앉으며 천연덕스럽게 대꾸했습니다.
그러자 선비들은 다시 저희들끼리 얼굴을 마주보며 눈을 찔끔거리는데요.
이것봐라 하는 듯이. "좋소, 그럼 내 운을 떼겠소.
봄춘 자! " "예, 고맙습니다. 지필 좀 빌려주셨으면 합니다만 ...."
"예 여기있소 ! "

방랑시인 김삿갓(제7화), 한양 선비들, 김삿갓 앞에서 무릎 꿇다!
선비 하나가 내미는 종이와 붓을 받아 들고,
김삿갓은 생각할 필요도 없다는 듯, 달필로 내리 휘갈기는데 무슨내용일까요.
강호낭인 우봉춘 / 약반시붕 회사루
( 江浩浪人 又逢春 / 約伴詩朋 會寺樓 )
소동인래 류수암 / 고감승거 백운부
( 小同人來 流水暗 / 古龕僧去 白雲浮 )
박유소답 삼생원 / 호음능소 만종수
( 薄遊少答 三牲願 / 豪飮能消 萬種愁 )
의파청회 청시엽 / 와청서원 우성유
( 擬把淸懷 靑柿葉 / 臥聽西園 雨聲幽 )

방랑시인 김삿갓(제7화), 한양 선비들, 김삿갓 앞에서 무릎 꿇다!
이 글의 내용은 강호낭인이 다시 돌아온 봄날을 만나
시쓰며 절에서 시회를 같이 한다.
골짜기에 한 사람만 나타나도 물가에는 그림자 어리고
절 찾아가는 스님 머리에는 흰구름이 떠있구나
어쩌다 금강산에 오니, 삼생원이 풀린 듯 하고
마음껏 술을 마신다면 온갖 수심도 사라지리라
내 이 간절한 회포를 감나무 잎에 적어놓고
한가로이 누워 있으니, 서원의 빗소리가 그윽하구나. 이런 내용입니다

어때요. 갈수록 재밌어 지나요? 다음에는 제 8화로 찾아뵙겠습니다
끝까지 시청해 주셔서 감사하구요. 구독도 꼭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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